필라델피 회랑 이스라엘군 주둔·인질-팔수감자 맞교환 문제선 이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안에 대한 합의가 90% 진척됐다는 자체 상황 평가를 옹호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재차 압박을 가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티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내가 본 바로는 (가자 휴전안에) 90%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가자지구 최남단 필라델피 회랑 등 몇몇 중요 이슈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앞으로 우리가 며칠간 이스라엘과, 그들(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은)은 하마스와 남은 미결 과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길 기대한다"며 "양측이 남은 이슈에 동의하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가자 휴전안 합의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부정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 고위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90%가량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그러나 필라델피 회랑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이스라엘 측 요구,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간의 맞교환 문제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이슈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이는 정확하지 않은 말"이라며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그저 꾸며낸 서사일 뿐"이라고 부정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이 중재국에서 제시한 휴전안에 매번 동의해왔지만, 하마스가 모든 제안을 거절해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들은 필라델피 회랑, 인질과 수감 중인 테러범 교환 관련 핵심 이슈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이 11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휴전 합의를 성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휴전 및 인질석방 합의 촉구 시위. |
또 최근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가운데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이스라엘 측의 3단계 휴전안을 기초로 한 협상은 가자지구-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의 이스라엘군 철군 문제와 휴전 1단계에서 실행할 인질 및 수감자 교환 등 이슈를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랑이 하마스의 무기 밀수 통로라고 믿는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병력을 철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하마스는 네타냐후가 침략을 장기화하기 위해 협상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또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6주간의 휴전 첫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할지, 교환 대상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과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외교관계 정상화 이슈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네타냐후가 사우디와 역사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며 "만약 가자 휴전이 성사된다면, 이 정부(조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기간에 관계 정상화를 진전시킬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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