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는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인 '강에서 바다까지'에 대해 혐오 표현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메타 콘텐츠 감독위원회는 이 문구가 사용된 게시물 세건에 대한 삭제 요청을 검토한 결과 혐오 발언이나 폭력 선동 등과 관련한 회사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이 문구가 담긴 게시물이 유대인이나 이스라엘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력이나 배제를 요구하지는 않고 있는 만큼 혐오 발언은 아니라고 봤다.
또 문구가 하마스의 행동을 미화하지는 않으며, 팔레스타인 연대 용도로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해당 문구가 일부에서는 반유대주의적 표현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와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해서도 자주 사용되는 등 다중적 의미를 지닌다"며 이 문구가 포함된 게시물을 자동으로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 구호는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우리라'(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라는 표현을 줄인 것으로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지지하는 의미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연대하는 구호로 쓰이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지지하는 구호로 시위에서 널리 사용돼왔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 구호가 이스라엘 영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WP는 이런 배경을 고려할 때 메타의 이날 결정이 가자 전쟁과 관련한 콘텐츠 논쟁에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짚었다.
일부 유대인 단체는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반유대주의가 급증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비난해왔지만,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메타가 가자지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폭력에 대한 콘텐츠를 통제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결정이 도출되는 과정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사례로만 볼 때는 회사 정책에 위반되지는 않지만, 하마스를 미화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는 기본적으로 메타 쪽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WP에 따르면 메타 감독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메타는 앞서 지난 7월에는 유대인 비난 의미로 쓰이는 '시온주의자' 발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당시에는 친이스라엘 행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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