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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물 부족’…10년 후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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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한강에 이용 가능한 물이 없다’ 보고서
“2030년대 중반 시설 늘면 하루 90만㎥ 부족”
이동저수지 공업용수 전용댐으로 전환 방안 제시


매일경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공업용수 수요량 및 부족량 예측. <경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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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 중반부터 경기도 용인에 있는 SK 반도체 클러스터와 삼성전자 주도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가 하루 90만㎥의 용수 부족에 처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동시에 농업용수 공급 목적으로 조성한 용인 이동저수지를 공업용수 전용 댐으로 전환해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경기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위원과 김수빈 연구원은 5일 공개한 ‘한강에 이용 가능한 물이 없다’ 보고서에서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2단계 사업과 SK 반도체 클러스터 시설이 증설되는 2030년대 중반부터는 하루 90만㎥ 용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 반도체 클러스터와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에서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하는 2030년대 초반까지는 하루 필요한 77만2000㎥의 용수를 광역 상수도와 가용 수자원량을 통해 공급이 가능하지만 운영 규모가 더 커지는 2030년대 중반 이후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2018년부터 120조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산업단지와 4개의 실리콘웨이퍼 제조 공장(Fab)을 건설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일반산업단지)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삼성전자 중심의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를 합한 개념이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 중인 SK 반도체 클러스터는 총면적 415만6000㎡로 사업 완료 시 188조 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 3만 1000여 개의 직접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50여개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며, 반도체 양산은 사업이 완료되는 2027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등지에 만들어지는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는 SK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면적의 1.75배(728만㎡)로, 480조 원의 생산유발효과, 192만 명의 직·간접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에 360조 원을 투입해 6개 Fab을 건설하고 150여개의 반도체 연관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2026년 착공해 2042년 완공이 목표며, 2031년 첫 번째 Fab 가동을 계획 중이다.

문제는 대규모 반도체 단지 운영에 필요한 공업용수 확보다. SK 반도체 클러스터와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의 최종 목표 연도인 2030년 중반부터는 공장 증설로 인해 하루 167만2000㎥의 용수가 필요하지만 공급 가능량은 77만㎥에 불과하다는 것이 연구진 진단이다.

SK 반도체 클러스터는 사업 1단계인 2030년대 초반까지 하루 26만5000㎥의 용수가 필요하지만 2단계 시작인 2030년대 초반부터는 30만7000㎥가 추가로 필요해 하루 57만2000㎥를 확보해야 한다. 2030년대 중반부터는 30만㎥가 더 필요할 전망인데 확보 방안은 미정이다.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도 사업 2단계인 2034년부터 하루 필요한 공업용수가 20만㎥에서 80만㎥로 60만㎥가 더 늘어난다.

관계 당국은 SK 반도체 클러스터에 팔당댐 상류에서 원수를 취수해 하루 57만2000㎥의 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도 1단계에 필요한 하루 20만㎥는 기존 평택고덕산업단지에 배분된 수량과 팔당댐 상류를 활용해 2031년부터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2단계부터 추가로 필요한 하루 60만㎥는 2034년까지 발전 전용 댐인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화천댐 유역 면적의 60%를 가지고 있는 북한에 의해 화천댐 유입 유량이 좌우될 수 있는 점은 잠재적 위험으로 꼽힌다.

조영무 선임연구위원은 “용인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 추진으로 한강 유역에 남아있는 가용수량은 모두 고갈될 전망”이라면서 “(정부는)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2단계 용수 공급을 위해 화천댐을 다목적화 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사업 이후 팔당 상수원을 통한 가용수량 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별 신규 수자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인 이동저수지를 공업용수 전용 댐으로 전환해 용인 등 경기 남서부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해법의 하나로 제시했다.

저수용량이 2000만㎥인 이동저수지는 과거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일대가 관광지로 변하면서 역할이 축소된 상태다.

조 위원은 “이동저수지는 저수용량에 비해 집수구역 면적이 작아 현재는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인근에 있는 이점을 이용해 산업단지에서 방류되는 하・폐수 처리수를 이동저수지로 공급하면 안정적인 수량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조 위원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팔당 상수원으로부터 용수를 공급받는 경기 북부 지자체(연천군 제외)도 2030년부터 용수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탄강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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