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대선후보들 ‘참견’하자…US스틸 “인수 안 되면 본사 이전할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지난 2019년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 제철소에 유에스 스틸 로고가 새겨져 있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철강기업 유에스(US)스틸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제철로의 인수가 무산되면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이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 후보들이 미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였던 이 회사가 일본 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잇따라 반대하고 나서자, 회사 경영진이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데이비드 버릿 유에스스틸 최고경영자는 4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본사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이전하고 피츠버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몬밸리 제철소를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제철이 투자하기로 한 30억달러가 낡은 몬밸리 제철소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노동자 일자리를 지키는 데 핵심적이라고 했다. 이어서 “거래가 실현되지 못하면 이런 일들을 할 수 없다. 나는 그럴만한 돈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일 피츠버그에서 한 유세에서 “유에스스틸은 미국 소유로 남아야 하고 미국이 운영해야 한다”며 “난 언제나 미국 철강 노동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한 뒤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도 유에스스틸의 일본제철 매각을 반대한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141억달러에 유에스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됐으나, 이후 미국 정치권과 노조에서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한때 모든 산업을 통틀어 세계 최대 기업이었던 유에스스틸의 상징성 때문이다. 하지만 유에스스틸은 미국 제조업의 쇠락과 함께 위상이 많이 내려갔고, 지금은 세계 철강 생산 24위 업체다. 반면 일본제철은 세계 철강 생산 4위 기업이다. 또한, 유에스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가 미국 대선 대표적 경합주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버릿 최고경영자도 미국 내 민감한 여론 때문에 말을 아껴왔는데, 해리스 부통령까지 나서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유에스스틸은 최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 제철소의 철강 생산을 줄여왔다. 그리고 비노조원 노동자들을 고용한 아칸소 제철소를 매입하면서 피츠버그의 유일하게 남은 몬밸리 제철소 시설 개선을 지난 2021년 중단했다.



버릿 최고경영자는 일본제철 대규모 투자가 없다면 피츠버그 몬밸리 제철소를 더이상 운영할 여력이 없고 아칸소 제철소 생산을 늘리면서 본사도 피츠버그에 더 이상 둘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일본제철도 유에스스틸 인수에 대한 미국 내 반발 여론을 달래기 위한 방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4일 유에스스틸 인수 완료 뒤에도 이사의 과반을 미국 국적자로 채우고 피츠버그 유에스스틸 본사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유에스스틸을 인수해 세계 3위 철강 생산회사가 되고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자동차용 부품 수요 등을 노리고, 유에스스틸 인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딥페이크’와 ‘N번방’ 진화하는 사이버 지옥 [더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