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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영국, 그렌펠 참사 보고서 발표…스타머 "국가 기본 의무 다하지 못 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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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발생 7년 2개월 21일 만…분량 1700페이지 달해

조사위원장 "죽음 피할 수 있었어…모두가 재난에 기여"

뉴스1

13일(현지시간) 지난해 화재로 71명이 숨진 런던의 그렌펠 타워 꼭대기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녹색 하트와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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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72명의 희생자를 낸 2017년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는 "정부와 건설 업계의 수십 년에 걸친 실패가 정점에 도달한 결과"라고 조사위원회가 밝혔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그렌펠 타워 화재 공개 조사 위원회는 런던 그렌펠 타워 참사 발생 7년 2개월 21일 만에 1700페이지 분량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렌펠 타워 참사는 2017년 6월 14일 이른 아침에 발생했다. 당시 4층 냉동고 결함에서 시작된 불길은 가연성 외장재로 불이 옮겨붙었다. 이에 따라 약 30분 만에 24층 규모 건물 전체가 빠르게 뒤덮이며 72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고인화성 외장재로 인한 위험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조처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시절 주택부 장관이었던 에릭 피클스는 건물 안전 규제를 철폐하려는 총리를 열성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따라 화재 안전이나 생명 위협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무시되거나 지연됐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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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대형화재로 뼈대만 남은 런던 그렌펠 타워 아파트의 황량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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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펠 타워의 건축가 스튜디오E에 대해선 화재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에 대해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고층 타워의 플라스틱 외장재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 한 것은 유능한 건축가의 행동이 아니다"라며 "재해에 매우 중요한 수준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건축업자 라이돈 파사드와 할리 파사드, 켄싱턴 첼시 왕립 자치구, 건물 관리 공공기관인 세입자 관리 조직(TMO), 외장재 제조 회사 등 모두에 화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마틴 무어-빅 조사위원장은 "간단히 말해 희생자들은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어-빅 위원장은 "그들 모두가 재난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모두가 무능함이든, 부정직이나 탐욕이든, 어떤 식으로든 재난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보고서가 나온 이날 사과문을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다"며 "여러분과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개 조사에서 배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회사에 대해선 정부 계약 체결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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