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질 하락… 3년 뒤 1000조 돌파
향후 5년도 '적자재정'… "대응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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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할 적자성 채무가 내년이면 9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뒤엔 무려 1,0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계됐다. 고령화와 저출생 등 인구구조 변화로 중장기 대응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 적자재정이 지속되면서 나랏빚 쌓이는 속도가 가파를 뿐 아니라 그 질도 악화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살펴보면, 내년 적자성 채무는 883조4,000억 원으로 올해(792조3,000억 원)보다 11.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7년엔 1,024조2,000억 원에 달한다. 국가채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4.5%에서 올해 66.3%로 뛴 데 이어, 지속적으로 늘면서 2026년 처음 70%를 넘어서게 된다. 나랏빚의 70% 정도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적자성 채무는 일반회계 적자 보전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 등 대응할 자산이 없거나 부족해 향후 조세 등 재원으로 갚아야 하는 채무다. 외환·융자금 등 대응할 자산이 있어 필요시 추가 재원 조성 없이 자체 상환할 수 있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향후 국민 조세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실제 일반회계 적자국채 발행액은 내년 86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정부 예상보다 22조1,000억 원 많아졌다. 적자성 채무가 쌓여 이자 지출액도 올해 26조9,603억 원에서 연평균 8%씩 늘어난다.
각종 감세정책, 법인세 등 여파에 올해도 세수 결손이 확실시돼 나타난 현상이다. 재정이 필요한 곳은 갈수록 느는데, 2028년까지 향후 5년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재정이 예상된다. 고령화, 저출생에 당장 공무원·국민·사학·군인 등 4대 공적연금 내년 정부 지출 예상치도 올해보다 10.1% 오른 85조4,414억 원에 달한다. 연평균 8.3%씩 뛰어 2027년엔 100조 원을 돌파한다. 사회보장성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부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표방, 부채비율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긴축에도 오히려 재정이 악화해 심각한 문제"라며 "저조한 세수에 외환시장 조정 등을 위해 쌓아 놓은 금융성 채무를 빼서 썼고, 한계에 다다르니 결국 적자성 채무가 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세로 세수 기반이 약화한 면이 있어 수입, 지출 관리로 대응하지 않으면 재정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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