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생활물가지수 33개월, 13개월 만에 최저치
기상이변, 국제 유가 불안 없으면 연말까지 2% 초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2.0%까지 하락했다. 농산물 가격과 기름값 상승세가 동반 둔화한 결과다.
이달에는 추석 수요로 물가가 다소 오를 수 있겠으나 연말까지 2%대 초반의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2021년 3월(1.9%) 이후 4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6%포인트나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2%대가 유지됐다.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모두 둔화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11.7%에서 지난달 2.4%까지 낮아졌다. 전년보다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햇과일도 출하되면서 농산물 물가 상승률(3.6%)은 전월(9.0%) 대비 급락했다.
석유류 물가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2월(-1.5%) 이후 6개월 만에 최소 상승 폭이다.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도 전월과 비교해 0.31%포인트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는 국제 유가 변동에 민감한데 지난달 유가가 안정되고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상승 폭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1% 상승했다. 각각 33개월과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이달에는 추석이 끼여 있어 성수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배추와 무 등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t 공급하고 70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에도 나선다.
기상 이변이나 국제 유가 불안 등 추가적인 충격이 없다면 연말까지 2% 초반의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판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수에 따라 일부 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월별로 등락이 있겠지만 연말까지 2% 초반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수급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처럼 금(金)사과 등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도 낮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사과는 8월에 홍로가 나왔고 배는 아직 본격적인 출하 전"이라며 "신고 배는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와 추석 전후로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8월 물가 상승률은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물가 안정 목표에 도달했다"며 "20대 (추석) 성수품 평균 가격도 고물가 이전인 2021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권성진 기자 mark1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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