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통해 미국서 항공기 밀반출"…
도미니카공화국서 압류해 플로리다로 옮겨와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사유를 들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이 사용하던 항공기 1대를 압류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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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사유를 들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 1대를 압류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이 해적 같은 행위를 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항공기 구입 과정이 미국의 수출 통제 조처를 위반했다고 판단, 최근 수개월 간 정비 목적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를 압류해 이날 미국 플로리다로 옮겨왔다.
문제의 항공기는 프랑스 업체 다쏘가 만든 '팰콘 900EX'로 구매가는 1300만달러(한화 약 174억원) 안팎이다. 미국 업체 소유였던 이 항공기는 페이퍼컴퍼니인 '셸 컴퍼니'로 팔린 뒤 베네수엘라로 불법 수출됐다고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마두로 측근들은 2022년 말~2023년 초 플로리다 남부에서 해당 항공기를 사들인 뒤 그 사실을 은폐했으며 지난해 4월 베네수엘라로 가져갔다"며 "이후 해당 항공기는 베네수엘라 군사 기지를 곳곳을 오갔고,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해외를 방문할 때도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항공기 구입 과정이 미국의 수출 통제 조처를 위반했다고 판단, 최근 수개월 간 정비 목적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를 압류해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로 옮겨왔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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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압류된 항공기는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미 대통령이 탑승하는 공군 1호기)'과 같은 것으로 미 정부가 다른 나라 국가원수의 전용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CNN은 짚었다. 이는 제재 대상인 마두로 정권에 초강수를 두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은 불공정한 대선, 무고한 정치범 탄압 등을 이유로 수년 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정부로 유입되는 다양한 자금 흐름이 차단됐고, 수십대의 고급 차량 등 유형 자산이 압수되기도 했다. 미 검찰은 2020년 마약 테러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기소한 바 있다.
지난 7월28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도 문제 삼았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3선 당선을 공식화한 선거관리위원회에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번 항공기 압류에 이어 추가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이 해적 같은 행위를 했다"며 즉각 반발 성명을 냈다.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미국 당국이 우리 대통령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며 "이는 해적 행위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강압적인 조치이자 범죄"라고 주장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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