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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해리스, 대선 앞두고 가자 휴전 ‘배수진’…네타냐후 “요구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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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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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인질 6명이 주검으로 발견된 이후 미국 행정부가 휴전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나섰다. 백악관 쪽은 대선 전망과도 이어진 문제라 더 집중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할 수 없다”며 휴전 협상보다는 강경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이번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돌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및 안보 분야 참모들과 상황실에서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휴전 합의를 설득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을 지속하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백악관 도착 직후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을 위해 충분한 행동을 하고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미국은 휴전 성사를 위해 “최대한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백악관 안팎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자를 비롯해 6명이 숨진 사건을 네타냐후 총리 등을 압박해 휴전을 성사시킬 결정적 기회로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 수십만명이 전쟁을 끝내고 인질 석방을 이뤄내는 데 소극적인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선 상황 등이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공동 유세에 참석하려고 백악관을 떠나면서는 ‘미국이 최종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매우 가까이 갔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받아들일지 말지를 마지막으로 결정하라는 취지의 협상안을 당사자들에게 전달하며 배수진을 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선거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해리스 부통령 같은 “형편없는” 지도자들 때문에 인질들이 살해됐다면 공세를 펴고 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의 비인도적 상황이 이어지면 진보층이나 무슬림 유권자들의 이반으로 경합주이면서 무슬림이 많이 사는 미시간 같은 곳에서 불리한 상황에 빠진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즉각 휴전 요구를 방해하며 이스라엘에 고위력 폭탄을 공급해 ‘공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휴전이 성사되면 해리스 부통령은 큰 짐을 덜게 된다. 백악관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도 상황실 회의에 참석했다며 그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심각한 국제 인도법 위반” 행위에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 350건 중 30건의 효력을 중단시켰다. 이 역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이번 사건에 대해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휴전 요구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국제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나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평화와 인질 석방 문제에 진지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스라엘에 진지하게 양보를 요구할 수 없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미 양보를 했으며, (이제는) 하마스가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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