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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매일 콜라 5캔 마시는데"…94세 워런 버핏 장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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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아닌 생활 습관이 비법
충분한 수면·두뇌 운동 비롯해
"가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가 핵심"
한국일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가 2019년 5월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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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4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그의 장수 비결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천은 1일 "버핏의 장수 비결은? 코카콜라와 캔디, 그리고 삶의 기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일단 버핏의 식단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강 식단'과는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버핏이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단 디저트를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여섯 살 아이처럼 먹는다"면서 매일 12온스(355ml)짜리 코카콜라를 5캔씩 마시고 감자 과자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2017년 HBO 다큐멘터리 '워런 버핏 되기'에는 그가 매일 아침 맥도날드에 들러 소시지, 계란, 치즈, 베이컨 등이 들어간 햄버거와 콜라를 즐겨 먹는 모습이 등장했다. 버핏은 "만약 브로콜리랑 몇 개 음식만 더 먹고 1년을 더 살 수 있다고 한다면 난 '1년 덜 살고 좋아하는 것을 먹게 해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버핏은 "콜리플라워를 먹으면 아픈 기분이다. 당근은 가끔만 먹는다", "아침으로 햄샌드위치만 50일 연속 먹을 수 있다", "세 살짜리가 안 먹는 건 나도 안 먹는다"는 등 식습관을 드러내는 유명 발언들을 남겼다.

식단 아닌 생활 습관이 핵심


포천은 버핏의 장수 비결을 식단이 아닌 생활 습관에서 찾았다. 충분한 수면 시간과 두뇌 활동, 그리고 정신적인 측면이다.

버핏은 2017년 PBS 인터뷰에서 "나는 자는 것을 좋아해 매일 밤 8시간씩은 자려고 한다"며 "오전 4시부터 일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했다. 실제 7~8시간의 수면이 건강 유지에 필수라는 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지난해 3월 미국심장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저위험 수면 패턴, 사망률, 기대수명'에 따르면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질 높은 수면은 기대 수명에 차이를 만든다.

또 버핏은 일주일에 최소 8시간씩 친구들과 브리지(카드 게임의 일종)를 한다. 버핏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게임을 할 때) 7분마다 다른 지적 도전을 만나게 된다. 두뇌를 위한 최고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자유 시간을 확보하고, 하루 5~6시간 독서와 사색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일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왼쪽)가 2013년 5월 5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버크셔의 고문인 빌 게이츠와 한 팀을 이뤄 탁구를 치고 있다. 오마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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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포천지는 짚었다. 버핏은 2008년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건강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탕을 먹으며 "균형 잡힌 식단에서 시작한다"고 말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당시 찰리 멍거 부회장을 가리키며 "찰리와 내가 정신적으로 좋은 태도를 가질 수 없다면 다른 누가 그럴 수 있겠나.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와 관리자들, 가족이 있다. 여러모로 축복받은 인생에 어떻게 시큰둥할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버핏의 평생 친구이자 투자 파트너였던 멍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8일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버핏은 또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 나이가 되면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나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핏의 생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8일, 버크셔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은 장중 1조 달러(약 1,335조 원)를 돌파해 미국 상장 기업 중 빅테크를 제외하곤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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