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레이건 대통령도 이스라엘에 원조 중단 압박해”
로이터연합뉴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측이 이스라엘 정책을 ‘새로운 방향’에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붙잡혔다 숨진 채 발견된 인질 6명 중 미국인 1명이 포함된 것을 놓고 1일(현지시간) 책임 공방을 벌였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조건부’ 원조 지지 입장을 밝혔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으면서도 “부통령과 그의 팀은 (이스라엘 정책과 관련) 새로운 방향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당내 진보파를 대표하는 칸나 의원은 “전쟁을 끝내려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해리스에게 무조건적인 (대외) 원조를 제한하는 미국 법률을 이행하라고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칸나 의원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레바논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에 원조 중단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필 고든 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전면적 검토를 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이스라엘에 대한 ‘조건부’ 원조를 내걸고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 중시 기조와 대체로 같은 입장이지만, 이스라엘 문제에서는 다소 다른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허쉬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인 존 폴린과 레이철 골드버그가 21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한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에 억류됐다 희생된 미국인 인질 사망을 두고 충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에 붙잡혔다가 이날 숨진 채 발견된 허쉬 골드버그-폴린을 애도하며 “하마스는 사악한 테러 조직”이라고 규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에 있는 미국 국민에게 가하는 위협은 제거돼야 하며 하마스는 가자를 통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하마스 지도자들은 반드시 이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우리는 남은 모든 인질의 석방 보장을 위한 합의를 향해 쉼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허쉬의 부모 존과 레이철에 대해 “그들은 허쉬와 모든 비참한 여건에 놓인 인질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옹호자였다”며 “그들을 존경하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깊이 그들과 함께 슬퍼한다”고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쉬의 희생이 “미국의 힘과 리더십 부족”으로 야기됐다면서 “분명히 말하건대 이 일은 카멀라 해리스 동지와 부패한 조 바이든이 형편없는 리더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이스라엘 인질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10일 ABC방송이 주관하는 대선 TV 토론과 관련 “해리스와 토론장에서 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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