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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말라리아 방역에 남북협력이 필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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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중국얼룩날개 모기.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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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말라리아 감염자 발생 지역 대다수가 북한 접경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남북공동방역을 하루 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말라리아 환자 발생 현황’을 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건수의 90%가 북한과 인접한 광역자치단체인 강원(11건), 경기(206건), 인천(59건), 서울(62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남(3건)과 경북(5건), 전남(3건), 전북(1건), 충남(6건), 충북(2건), 울산(3건), 대전(4건), 광주(2건), 대구(3건), 부산(3건), 제주(0건), 세종(1건) 등 북한과 인접하지 않은 지역의 경우 말라리아 환자 발생 건수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말라리아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위 10개 지역은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인천 서구, 경기 연천군,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서울 강서구, 인천 강화군, 강원 철원군,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 경기도 양주시 등 접경지역이거나 접경지역과 근접한 곳이다.



한겨레

말라리아가 많이 발생한 상위 10개 시군구. 질병관리청 자료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재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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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에서 말라리아가 유독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황해도 지역 등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날아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남쪽 지역에서 방역을 해봤자 북쪽에서 넘어오면 그만이기에 효과적인 방역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말라리아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남북공동방역을 하루 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북공동방역사업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에 방역차량, 동력분무기, 유충구제약품 등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07년 2227건이던 말라리아 발생건수는 공동방역사업이 진행된 이후인 2012년 542건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공동방역사업은 중단됐고,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말라리아 발생건수는 지난해 747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도 7월 기준 393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속도로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우리나라를 포함해 말라리아 우선 퇴치대상 25개국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는 한국과 멕시코, 코스타리카 단 3곳 뿐이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아무리 말라리아 방역 사업을 잘해도 북한에서 말라리아 원충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근절되지 않는다”며 “말라리아와 결핵 등 몇 가지 질병에 대해서라도 대국적으로 남북공동방역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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