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남성이 포격으로 폐허가 된 미얀마 북부 카친주 라이자 지역 난민촌에서 걷고 있다. 전날 오후 이 난민촌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어린이 등 민간인 최소 29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 Simsa Kasa Multimedia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지난 3년여 동안 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른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신장 등 장기를 내다 파는 등 빈곤층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사는 배달 기사 마웅 마웅(가명)은 2022년 말 반군을 위해 물품을 배달한 혐의로 군사정권에 의해 몇 주 동안 붙잡혀서 고문당했다.
그 기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의 아내가 돈을 빌려야 했고 그는 이후 풀려났지만, 일자리를 잃고 무일푼에다 빚더미에 앉게 됐다.
절박한 처지가 된 마웅 마웅은 결국 페이스북에 자신의 신장을 판다는 글을 올렸다.
CNN은 지난 수년간 미얀마에서 마웅 마웅처럼 생존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늘면서 장기를 팔겠다는 온라인 게시물이 점차 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3년 넘게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을 겪으면서 경제가 추락했다.
내전으로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실업자는 급증한 가운데 생필품 가격은 대다수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치솟았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 5천400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약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인도 법에 따르면 장기기증은 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친척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그 외에는 불법이다.
따라서 업자들은 변호사와 공증인 도움을 받아서 가족 관련 기록을 위조, 장기 판매자를 이식 대상자의 배우자나 사위 또는 며느리 등 친인척으로 위장한다.
마웅 마웅의 경우 부유한 중국계 미얀마인 사업가가 그의 신장을 1천만 짯(약 412만원)에 사겠다고 나섰고, 그는 이식 대상자의 가짜 사위가 됐다.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신장 한 개를 떼어냈고, 자신과 같은 수술 자국이 있는 미얀마 사람을 병원 곳곳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마웅 마웅은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주로 집에서 통증을 견디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는 새 그가 신장을 팔아서 번 돈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장기 매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지만, 장기를 판 이들은 심각하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가는 건강 문제를 겪곤 한다.
마웅 마웅은 "난 오래 살아봤자 15∼20년 더 살고 죽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때 내가 그것(장기 매매)을 하지 않았으면 내 삶은 혼돈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내 아내와 애는 먹을 것이 전혀 없었다. 우리 가족 셋은 죽거나 미쳐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ki@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