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상호관세, 車, 캐·멕…내일 ‘트럼프 관세폭격’ 쏟아진다 [美 상호관세 D-1]

헤럴드경제 김수한,정목희
원문보기
서울맑음 / 13.3 °
차관세 25%…캐나다·멕시코 관세유예 종료
미국 향후 10년간 관세수입 8850조원 기대
中 “반드시 반격” EU·캐나다 “강력한 보복”
헤럴드경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와 관련된 기사 제목을 화면에 띄워 놓은 채 기자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폭격이 오는 3일 전 세계를 겨냥해 전면전으로 확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미 동부시간 2일 오후 4시, 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발표를 비롯해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미 동부시간 3일 0시 1분, 한국시간 3일 13시 1분), 캐나다와 멕시코 25% 관세 유예(미 동부시간 2일 0시, 한국시간 3일 13시) 종료가 줄줄이 예고됐다. 미국은 관세 부과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를 상대로 6조 달러(약 8850조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에게는 ‘잔인한 4월’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이른바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전개됐던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미국이 일으킨 ‘관세전쟁’에 맞서 맞대응 보복조치를 발표했거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 기반의 글로벌 통상 질서는 향후 최소 4년간 격변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 역시 미국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물론, 철강·알루미늄에도 관세가 붙고 상호관세까지 떠안아야 해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오는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있고, 선고 이후에도 정치적 내홍이 불가피해 나라 안팎으로 중대한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일단 미국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대체할 새로운 통상 질서를 수립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흐름까지 놓치지 않도록 상당한 분발이 요구된다.

▶미국 향후 10년간 ‘관세 수입’ 8850조원 기대=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10년간 관세를 통해 6조달러(약 8850조원)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고문은 이 관세 수입을 “중산층을 위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자동차 관세만으로 연간 1000억달러(약 148조원)의 세수를 확보하고, 다른 관세까지 합하면 연간 관세 수입이 6000억달러(약 8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칭 ‘해방의 날’로 불러온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직접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해 미국도 상대국에 그만큼 부과하는 관세로, 이번에 발표되면 즉시 발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되, 상대국에 비해 관대하게 관세율을 매기겠다고 수차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그것은 상호주의적인 것으로, 우리에게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매긴다”면서 “우리는 (상대국보다 더) 잘 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로 개별적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관세율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공약했던 이른바 보편관세와 같은 개념이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1일 낮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상·관세팀은 그것(관세)에 대해 완벽을 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EU·캐나다 “강력한 보복조치”= 중국과 EU, 캐나다 등은 보복관세로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통한 대중국 압박에 단호히 반격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러시아 관영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펜타닐(합성마약의 일종)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유 없는 관세 인상을 철회하고 중국과 평등한 협상을 해 호혜와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은 그간 강권과 패권을 용납한 바가 없다”며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에 열려 있지만 보복을 위한 ‘강력한 계획’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협상에 열려 있다”면서도 “반드시 보복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보복할 강력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갖고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양국 무역·투자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캐나다 총리실은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 다가올 도전적인 시기에 대비해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면서 북미의 경쟁력을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캐나다 총리실은 설명했다.

김수한·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