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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망막이 살려면 '이것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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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하이닥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집안에 쓰레기들이 너무 쌓여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집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집 내부에 쓰레기가 꽉 차 있어서 쓰레기 위를 위험하게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 안에도 쓰레기 같은 물질이 생기는데요. 세포 내 이러한 "쓰레기" 구성 요소가 쌓이면 공간은 많이 차지하고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방해하여 기능을 떨어뜨리고 변성을 유발합니다. 다행히 고장 난 세포 내 소기관과 단백질 덩어리들이 쌓이기 전에 자가포식으로 제거할 수 있는데요. 자가포식이 청소한 '쓰레기' 물질은 다시 세포의 에너지와 새로운 구성 물질로 재활용됩니다. 따라서 자가포식은 세포 수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생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포 내에서 자가포식의 역할은 쓰레기 재활용과 흡사합니다. 집안에 쓰레기가 쌓이면 공간만 차지하고 방해가 되기 때문에 쓰레기통으로 버립니다. 이것은 다시 분리수거하여 재활용하거나 태워서 열병합발전에 사용합니다. 세포는 집, 자기포식은 쓰레기를 모아서 재활용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망막에서 자가포식이 제대로 작동을 못 하면 황반변성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망막신경세포에서 자가포식이 작동되지 않아 쓰레기 같은 물질인 '리포푸신'이 쌓이면 시기능이 손상되어 변성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망막세포가 쓰레기를 제때 버리지 못해서 황반변성이 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님이 하신 말씀 중에 '버려야 할 것은 제때 버려라'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기업경영에서 '자가포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오래되어 수명이 다한 것을 버려야 기업이 뒤처지지 않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과 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버림의 철학'이 작동합니다.

2016년 동경대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자가포식(autophagy)의 메커니즘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자가포식이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불로장생의 열쇠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 어떻게 자가포식이 잘 일어나게 할 수 있을까요? 다음에는 자가포식을 유도하여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해법을 소개하겠습니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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