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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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전투토끼'가 범행을 공모한 아내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원지검 형사1부는 전날인 30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유튜버 A씨와 그의 아내인 30대 공무원 B씨를 구속기소 했다.
B씨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성폭행 사건 가해자를 비롯해 수십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해 남편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지난 달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에 아내로부터 빼돌린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일부 피해자에게는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해당 피해자들 가족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해,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기간 충북 한 지자체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성폭행 사건 가해자 등 수십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한 뒤 남편인 A씨에게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앞으로도 유튜버들이 개인 수익 창출이 목적임에도 '사적제재'라는 명분으로 범죄 피해자의 잊힐 권리를 침해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은 물론 무고한 시민에게까지 고통을 주는 악성 콘텐츠를 유포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강간은 20년 전인 2004년 경남 밀양시에서 44명의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1년간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10명만 기소했으며, 울산지법이 2005년 4월 기소된 10명에 대해 부산지법 가정지원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후 집단성폭행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가해 학생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고, 이후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한 일상이 매체를 통해 전해져 공분이 일었다.
급기야 밀양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안병구 밀양시장과 시의회, 밀양지역 80여개 종교·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15일 밀양 사건의 가해자 한 명이 얼굴을 공개하며 사과했다.
가해자 이씨는 “저는 20년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피해자께 사죄드리기 위해서 영상을 찍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온 피해자분께 지금 이 영상을 빌어 너무나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어 “영상을 찍기까지 겁도 많이 나고 두렵기도 했고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숨기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어떠한 사죄를 하더라도 용서받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정말 진심을 담아서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사죄드리는 것도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피해자분께는 잊어야 하는 그런 아픈 상처겠지만, 저는 평생 잊지 않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사죄하면서 살아가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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