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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尹 '세대별 차등' 던졌지만 산넘어 산…국회선 여야 이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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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청년세대 수긍" 강조한 연금개혁안 제시…공은 국회로

與 "고갈되지 않는 체계가 중요 특징…국회 특위서 논의하자"

냉랭한 민주당 "이럴거면 21대 국회 논의는 왜 걷어찼나"

與 '특위' vs 野 '상임위' 이견 커 한동안 논의 어려울 전망

노컷뉴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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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통해 연금개혁안을 제시했지만, 산 넘어 산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대간 갈등 등을 해소하면서 지속가능한 연금에 방점을 뒀는데, 이에 대한 원내 다수 세력인 야권의 비판 수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22대 국회가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연금과 관련한 어떠한 움직임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청년 세대 수긍"에 방점 둔 尹…지급보장 명문화까지 약속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지속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 보장을 3대 원칙으로 하는 연금구조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견이 첨예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장기 지속성 등을 언급하면서도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연금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 해소에 무게를 실었다.

윤 대통령은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하고,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금 운용의 특성상 불안정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 보장을 법조문에 담겠다고 까지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연합뉴스TV를 통해 "현행 연금 제도는 청년 세대에게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 중장년층도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차등 방안을 최대한 제시하겠다"며 윤 대통령의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부 작업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與 "연금 고갈막는 체계 만드는 것이 중요"…논의 불리한 상임위 대신 '특위' 구성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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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으로 인해 연금개혁 논의의 공은 3개월여 만에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됐다. 여야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막판까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조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토론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당시 보험료율은 13%, 소득대체율은 44% 수준까지 이견을 좁혔던 여야지만 22대 국회 들어서는 관련 논의에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한 개혁안이라면서 이를 기초로 국회가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30일 MBC 라디오를 통해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체계를 만드는 것이 연금 개혁의 중요한 특징"이라며 이로 인해 "젊은 세대의 연금 납입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발표안을 평가했다.

논의 방식에 대해서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가 아닌 국회 특별위원회인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국회에서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조정할 수 있다"며 "연금특위에서 상당 기간 같이 고민하고 조율해서 결과를 내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원내 의석수 차이로 인해 원하는 안으로의 조율이 쉽지 않은 상임위 대신 특위를 꾸려 국민 여론을 조성해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모수 개혁과 구조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며 세대 간 형평성도 높이는 방안은 그야말로 고차방정식일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단순한 논의가 아닌 만큼 보다 큰 논의체인 특위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함이 마땅하다며 김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힘을 실은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보험료율은 13%, 소득대체율은 42%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 "尹, 이럴거면 21대 국회 노력 왜 걷어찼나"…복지위 심의에 무게두며 견해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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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왼쪽).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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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의 정책 컨트롤타워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이 제시한 접근방식은 오히려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이 제시한 유일한 개혁방안이란 것도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갈라 치는 보험료 차등 인상안과 가뜩이나 노후가 불안한 상태에서 국민연금액의 삭감이 예상되는 자동안정화장치 도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은 반드시 세대 간 연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세대의 부담이나 불편함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연금구조의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그는 "노후소득보장 우선 원칙 아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며 "연금개혁안에 대한 어설픈 언급 말고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수개혁으로는 안된다며 21대 국회의 연금개혁안을 거부했던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보면, 구조개혁과는 거리가 먼 차등인상, 수익률제고, 자동안정화장치 등 모수조정안만 나열됐다. 그럴 거면 도대체 왜 21대 여야 합의 노력을 걷어찼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가 연금개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회에 맡겨 놓고 그 결과를 기꺼이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논의 방식에 대해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정부가 개혁방안을 내놓으면 이를 복지위에서 심의하면 되는 일이다. 연금개혁특위를 만들 이유는 없다"고 여당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 같은 입장차로 인해 국회 논의는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회 복지위 관계자는 "어떻게든 대통령안을 추진해보려는 여당과, 그럴 필요 없다는 야당의 속내와 입장 차이가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며 "지난 국회 막바지에는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연금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막판 협상에 속도가 붙었지만, 임기 초인 현재로서는 그러한 동력조차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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