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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만들어도 안 팔릴 것 같아…내수 부진에 자동차·반도체 생산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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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21개월 만에 생산 3개월 연속 감소
6월 늘었던 소비, 한달새 감소 전환
“당국, 금리 인하 시기 놓쳐” 지적


매일경제

[사진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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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자동차 생산부진으로 전체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가라앉았다. 기업 설비투자가 늘었지만 항공기 8대 수입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컸고, 소비도 전반이 위축되면서 내수부진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정부는 ‘내수 회복 조짐’이란 평가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표상으로는 제대로 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선 특단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통화당국이 서울 아파트값을 이유로 금리 인하 시점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한 달 전보다 0.4%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산업생산은 4월만해도 1.4% 증가했지만, 5월(-0.8%)에 감소로 돌아섰고 6월(-0.1%)에 이어 7월에도 줄었다. 전산업생산의 3개월 연속 감소는 2022년 8∼10월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간 데는 제조업, 그 중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의 위축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7월 제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3.8%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사 부품사의 파업, 라인 보수공사 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줄었다”고 자동차 생산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산업동향에서 또 주목할 지점은 내수 지표 악화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재화소비 모습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올해 4월(-0.6%)과 5월(-0.2%) 연속 감소했다가 6월엔 모처럼 1.0% 증가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꺾였다.

설비투자가 10.1% 늘긴 했지만, 중·대형항공기 도입으로 운송장비부문에서 50.5%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설비투자는 2.3%에 그친다.

특히 소매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월보다 1.9% 줄었다. 내구재와 비내구재 구분없이 일제히 감소해 내수부진을 쉽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던 것과는 배치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가 살아난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내수는 침체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이 내수를 살리는 효과를 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에 당국이 실기(失期)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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