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5 (일)

경제 버팀목 반도체·車 생산 감소…'기저효과'라고 안심해선 안돼 [사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줄어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자동차의 위기 신호는 예사롭지 않다. 8월 초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것처럼 외부 변수로 인해 한순간에 수출 경기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감소세다. 특히 반도체(8.0%)와 자동차(14.4%)의 감소폭이 컸다. 통계청은 자동차 생산 감소에 대해선 부품사 파업과 생산라인 보수공사 등이 겹친 결과이고, 반도체는 6월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대였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인공지능(AI) 피크아웃 신호가 나오고 있어 기저효과라고 맘 놓아선 안된다. 최근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급락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시장은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보다 그동안 반도체 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AI 칩 성장률이 둔화된 것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올해 한국 경제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떠받쳐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가 침체되고 자영업자들이 줄폐업하는 가운데서도 자동차·반도체 수출 덕에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원화값을 지지할 수 있었다. 만약 미국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빨리 닥쳐 자동차·반도체 수요가 줄어든다고 하면 한국이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된다. 11월 미국 대선도 위기 요인이다. 누가 당선되든 미·중 무역전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관세 인상으로 인해 한국의 대중 수출이 6%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긴축재정 기조에서 내수를 살릴 획기적 방안도 없어 당분간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출 주력 품목 '피크아웃' 전에 방산, 원전, 조선 등 분야에 대한 수주 지원과 수출금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