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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강남 도로 한복판 쓰러진 여성, 가방엔 흰 가루와 빨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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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지나다 쓰러져" 신고
술 안 마셨고 맥박도 정상
보호 조치 과정서 마약 소지 발견
검사 결과 양성, 곧바로 검거
작년 적발된 마약 사범 역대 최대...더 많을 듯
한국일보

서울 경찰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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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도로를 건너다 갑자기 쓰러진 여성의 가방에서 마약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을 구조한 뒤 곧바로 검거했다.

29일 서울 경찰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도로 횡단보도에 한 젊은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건널목 한가운데에 축 늘어진 채 누워있었고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이들도 그를 쳐다보며 지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쓰러진 여성의 의식이 있는지 확인한 후 그를 부축해 인도로 데려갔다. 함께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여성의 건강상태를 살폈지만 음주 흔적은 없었고 맥박도 정상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이 여성의 어눌한 말투와 축 늘어진 몸 상태를 보고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가족에게 연락하기 위해 소지품을 살펴본 경찰은 그의 가방 속에서 2개의 비닐봉투 안에 든 흰색 가루와 빨대를 발견했다. 파출소로 데려와 확인한 결과 봉투 속 가루는 마약이었다. 곧바로 소변 검사 등 마약류 간이 검사를 진행했더니 여성의 몸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강남경찰서는 그가 마약 투약 후 거리로 나와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보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한국일보

서울 경찰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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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지 않은 마약 투약·소지자 훨씬 많을 것"


대검찰청이 6월 공개한 '2023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만 명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전년(1만8,395명) 대비 약 50%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밀매·밀수자 등이 아닌 마약을 단순히 소지하고 복용했다가 적발된 사람은 1만2,758명으로, 전체 마약 사범의 46%를 차지했다.

수사망에 걸려들지 않은 마약 투약 및 소지자는 훨씬 많다는 견해도 꾸준히 나온다.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죄를 저질렀으나 검거·적발되지 않은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2019년에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 연구'에 따르면 마약 범죄의 암수율은 28.6배다. 이를 적용하면 적발 여부를 막론하고 마약을 갖고 있거나 투약한 사람은 작년 기준 3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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