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팔레스타인 지구의 릭 피퍼콘 대표는 현지 시간 29일 유엔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10세 이하 아동 65만 명의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가자지구 중부에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교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중부 접종이 종료되면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 지역에서도 백신 접종을 위해 순차적으로 사흘씩 교전이 중지될 예정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양측은 필요할 경우 지역별 군사작전 중지 기간을 나흘로 늘리기로 했다고 피퍼콘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또 이번 접종을 위해 소아마비 백신 126만 회분이 가자지구에 이미 도착했으며, 최초 접종 후 4주가 지나 2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백신 투약을 위한 작전 중지를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 EU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백신 투약을 위한 작전 중지를 촉구해왔습니다.
앞서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는 지난 16일 백신을 맞지 않은 10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가자지구에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확인된 건 25년 만입니다.
WHO는 가자지구 내에서 마비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두 명 더 있으며, 확인을 위해 검체 표본을 요르단의 연구소로 보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수백 명이 증상은 없지만 소아마비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전문가들은 보건 시스템이 붕괴한 가자지구에서 소아마비 발병 가능성을 경고해왔습니다.
WHO 역시 지난 7월 가자지구 채취한 하수 샘플에서 2형 변이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감염병 확산 위험을 경고해왔습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하수와 대부분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며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5세 미만 어린이가 주로 걸리지만 성인도 걸릴 수 있으며 영구적인 근육 쇠약, 마비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WHO의 동지중해 지역 소아마비 퇴치 담당 국장인 하미드 자파리 박사는 "접종 지연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이스라엘, 서안은 물론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 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퍼질 수 있다"며 신속한 접종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YTN 황보선 (bos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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