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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내 사진으로 불법합성물을…” 학생·교직원 가리지 않고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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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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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불법 합성물(딥페이크)로 인한 직·간접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20%이상인 걸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이번 사태를 국가적인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관련 게시글 삭제 조치 등 엄중히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29일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유·초·중·고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 2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17명(20.7%)이 불법합성물 성범죄의 직·간접적 피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진으로 불법합성물이 만들어진 것을 직접 확인한 피해자는 29명(교사 16명, 학생 13명)었고, (자신의)불법 합성물 제작을 주변 사람을 통해 전달받는 등 간접적으로 경험한 피해자는 488명(교사 188명, 학생 291명, 교직원 9명)이었다. 전교조는 “전국적 범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학교 현장이 큰 충격에 휩싸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는 지난 27~28일 이틀간 온라인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직접 피해를 확인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중학교에서 12명, 고등학교 10명, 초등학교 5명, 유치원에서 1명, 기타 직속기관(교육청 산하)에서 1명이었다. 의혹은 있지만 피해를 보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응답도 26.3%에 달했다. 전교조는 “이는 피해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불법 합성물 성범죄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남성 또한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 교사 1명과 남학생 6명이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불법 합성물이 제작·배포로 부터 시작돼 협박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잖았다. 14명(교사 6명, 학생 8명)이 불법합성물과 관련해 협박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최근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피해 학교가 유출되면서 해당 학교 구성원들, 주로 여성들에게 허위 피해를 빌미로 사진, 신상, 금전 등을 요구하는 협박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이후로도 추가 피해에 대한 실태 파악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법 합성물 성범죄 피해에 대한 적절한 수사와 합당한 사법 절차가 이뤄지는지’를 묻자, 응답자 62.3%가 ‘매우 아니다’ 또는 ‘아니다’로 답했다. 전교조는 “성범죄에 대한 낮은 형량,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미흡한 수사,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각종 성폭력과 성착취를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지 않고 개별 대응하는 정책 기조, 여성 대상 폭력의 예방 및 회복 지원 관련 예산의 대폭 삭감 등의 이유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피해자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범정부 차원의 유포 영상 삭제 지원’이 76.4%라는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다수 응답자가 추가적인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항목에도 ‘불법 합성물 소지 및 시청 시 처벌 규정 신설, 유포 시 처벌 규정 강화’가 81.2%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전교조는 “실질적으로 불법 합성물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선 소지하거나 시청하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에 신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전교조는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미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한 상황에서 뒤늦게 교육부가 현황 파악에 나선 부분이 아쉽다. 이번 사안에 대한 관계 부처의 상황인식도 안일하고, 대응 속도도 지나치게 늦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 조치 마련 △피해자 회복·법률 지원, 디지털 기록 삭제 등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책 마련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닌, 교육청 차원의 대응팀 구성해 사안 처리 지원 등을 요구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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