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디자이너 |
지난해 30~34세의 출산율이 60명대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출생아 23만명 가운데 법적 비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기가 4.7%를 차지해, 그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30~34세 모(母) 출산율은 66.7명을 기록했다. 1년 전(73.5명)보다 9.3% 하락했다. 오랜 기간 주 출산 연령층이었던 25~29세 대신 30~34세가 주축이 된 2006년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30~34세에서 60명대 출산율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5~39세 출산율도 43명을 기록해 1년 전 44.1명보다 2.3% 줄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 과장은 “2010년대까지 합계출산율이 어느 정도 유지됐던 건 20대 후반에서 출산율이 줄어도 30대 초반에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인데 30대 후반에서도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은 45세 미만 연령층에서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 기준으로 보면 17개 시·도 중 합계출산율이 1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높은 전남·세종은 0.97명을, 가장 낮은 서울은 0.55명을 기록했다. 전국 228개 지자체로 세분화하면 80%가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이었다.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은 2.1명인데 228개 모든 시·군·구가 이보다 낮았다. 어느 곳도 지금의 인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7.7%(1만9200명) 급감한 23만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는 2015년(43만8400명) 이후 8년째 감소하고 있다. 합계출산율도 0.72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혼인 외의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년보다 1100명 늘었다. 혼인 외 출생아가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 상태를 유지하거나 동거가 느는 등의 사회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 감소에 더해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계속 늦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모(母)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6세, 부(父)는 36.1세로 모두 전년 대비 0.1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 연령이 밀리다 보니 출산 연령도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이를 한 명만 낳고자 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첫째아 비중은 60.2%로 전년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첫째아 비중이 60%를 넘은 건 작년이 처음이다. 둘째아 비중은 32.3%, 셋째아 이상 비중은 7.5%로 전년보다 각각 1.4%포인트, 0.6%포인트 감소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혼인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결혼하고 나서 바로 아이를 낳는 경향은 줄고 있다”라며 “생물학적으로 출산이 불가능한 연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혼인 연령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시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임영일 과장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혼인 건수가 늘어났다. 올해 합계출산율 0.7명대는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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