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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뜨거웠던 AI·RWA 코인도 추락… 거품 꺼지는 알트코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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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 비트코인은 최근 약세에도 연초 대비 4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은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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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이른바 알트코인의 가격 약세가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지난달부터 하락 폭이 커지며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고, 상반기에 급등했던 인공지능(AI)과 실물자산(RWA) 관련 코인도 크게 하락했다.

28일 오후 3시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33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1일 가격인 312만원과 비교해 고작 7.4% 오른 것이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가격이 5700만원에서 8070만원으로 41.6%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승인한 이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더리움 역시 1월까지 300만원대에 거래돼다 3월 중순에는 57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채굴 보상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시기)를 지난 후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 흐름을 멈추면서, 이더리움 가격도 꺾이기 시작했고 지금껏 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더리움은 이달 들어서만 26% 넘게 하락했다.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의 가격도 대부분 연초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업비트에서 830원에 거래됐던 리플은 이날 현재 778원을 기록, 올 들어 6.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곤과 아발란체, 에이다 등 시총이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형 알트코인들은 4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상승기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일부 테마 코인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 했다.

올 들어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 받았던 대표적인 테마는 AI였다. 대표적인 AI 관련 코인으로 꼽히는 월드코인의 경우 올 초 가격이 4770원대였지만, 이후 매수가 몰리면서 2개월 만에 4배 가까운 1만6000원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반년 가까이 약세가 이어지면서 이날 현재 가격은 연초보다 낮은 2040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구글의 AI 개발자 출신인 일리야 폴로수킨이 발행하는 니어프로토콜 역시 올 들어 가격이 2배 수준으로 급등했지만, 현재는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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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코인은 생성형 AI인 챗GPT의 창시자 샘 올트먼이 만든 가상자산이다. 올 초 월드코인이 급등하면서 한 때 국내에서도 월드코인을 받기 위한 홍채 인증 열풍이 불기도 했다. 사진은 월드코인의 홍채 인증 기기인 '오브(Orb)'.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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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이어 투자가 몰렸던 RWA 테마 코인 역시 최근 부진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RWA 코인은 부동산이나 원자재, 예술품 등 실물자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가상자산을 뜻한다. 이들 코인은 올 상반기에 블랙록 등 여러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RWA 관련 펀드를 만들거나, 출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에 한 동안 급등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RWA 코인으로 꼽히는 온도 파이낸스는 지난 6월 14일 업비트에 상장될 당시 150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현재 894원에 거래되고 있다. 폴리매쉬의 경우 연초 260원에서 지난 3월 1000원으로 가격이 급등한 후 줄곧 하락하며 현재는 288원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상승기에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의 상승률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하락기에는 더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이미 ‘디지털 금(金)’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자산으로써 인정을 받는 반면, 대다수 알트코인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의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식 시장에서 검증된 대형주가 소형 기술주나 테마주에 비해 안정된 가격 흐름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지난 1월 뉴욕 증시에 상장된 현물 ETF를 통해 하락기에도 기관을 중심으로 계속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달부터 ETF가 거래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에 비해선 자금 유입 속도가 더딘 편이다.

가상자산 시장 관계자는 “경기 침체 가능성과 11월 미국 대선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시장이 하반기에 눈에 띄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 “알트코인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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