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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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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전국 '벌떼' 주의보…곳곳 쏘임 사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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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집 제거하는 소방대원


올여름 기록적 더위에 벌 활동이 매우 왕성해지면서 쏘임 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벌에 쏘이면 심한 경우 1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신속한 처치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펄펄 나는 벌을 퇴치하려는 전쟁이 위험을 떠안은 벌집 제거까지 수반하면서 기상천외한 신기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지난달 말 기준 2천815건으로 최근 3년의 같은 기간 평균(804건)보다 40% 증가했습니다.

월별 증가율은 6월 48.2%, 7월 47.3% 등으로 말벌의 왕성한 활동 시기인 여름철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연간 현황을 들여다보면 벌 쏘임 사고는 늦더위가 이어지고 등산, 벌초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8∼9월(57.8%)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벌 쏘임 사고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지난해 11명입니다.

올해는 이달 18일까지 8명 발생했습니다.

이달 16일 오후 1시 40분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서 벌초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벌에 쏘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습니다.

앞선 7일에는 낮 12시 25분 충북 청주시 문의면 한 도로 석축 작업 현장에서 도시락을 먹던 작업자 9명 가운데 7명이 10여 마리의 벌 떼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6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벌 독에 의한 사망 사고는 79%가 벌에 쏘인 뒤 1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7월까지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집이 37.3%(1천49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바다·강·산·논밭 등 야외가 24.8%(697건)로 뒤를 이었습니다.

소방청은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가을까지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지난 25일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벌의 생육과 활동성은 기온이 높을수록 왕성해집니다.

봄부터 시작된 고온 현상으로 개체수가 증가하고 기록적인 여름 폭염에 활동성이 강해지면서 올해는 벌 쏘임 사고가 특히 많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려면 야외 활동 때 향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 벌의 공격성을 자극하는 강한 향이 나는 제품의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검정 등 어두운색보다는 흰색 계열의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모자와 긴 소매를 착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벌이 주위에 있을 때는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이동해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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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에 쏘였다면 신용카드 등으로 살살 밀어내듯 벌침을 신속히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해야 합니다.

손이나 핀셋으로 벌침을 제거하면 벌침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남은 독이 체내로 흡수될 위험이 큽니다.

호흡곤란, 입술이나 목의 부기, 심한 두드러기나 발진, 구역질, 구토, 혼미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조영준 전주 완산소방서 효자119안전센터 팀장은 "건드리지 않는다면, 벌이 먼저 사람을 쏘는 경우는 드물다"며 "벌침의 독성이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에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벌 쏘임 사고가 늘면서 벌집 제거 요청 신고도 크게 늘었습니다.

소방청이 집계한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지난해 총 12만 4천280건으로 전년(10만 6천287건) 대비 16.9% 증가했습니다.

특히 농가에서 장대 등으로 벌집을 직접 퇴치하는 위험천만한 시도가 잇따르고 고층 건물 외벽 등 소방대원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벌집 제거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성도 커지자 무인기(드론)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와 함께 지난 6일 강원 횡성군 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서 퇴치기를 탑재한 드론을 띄워 말벌 집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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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띄워 말벌집 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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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퇴치기는 벌집에 구멍을 뚫는 동시에 친환경 약제를 살포하는 기술을 시연했습니다.

약효가 5분 이내에 발휘해 살충률이 99%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드론에 부착한 충돌 방지 센서 등 첨단장치가 나무와 같은 장애물을 미리 감지하기 때문에 인력 진입이 어려운 야산이나 고층아파트 벽면, 나무 꼭대기의 말벌 집을 근접 퇴치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홍순종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는 "연구개발과 현장 검증을 거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현장해 도입해 양봉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 안전사고 예방과 소방 인력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광주 광산소방서·질병관리청·횡성군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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