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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日, 中군용기 첫 영공 침범에 "충격·당혹"…"살라미 전술" "위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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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잦은 센카쿠 열도 아닌 본토 영공 침범은 이례적

방위성 "日 총재선거, 美 대선 치르는 틈 찔렀다" 견해도

"전 세계 중동 정세 주목 속 일본 측 반응 살피려 한 것"

뉴시스

[단조군도=AP/뉴시스]일본 방위성이 제공한 사진으로 중국군 Y-9 정보수집기가 26일 일본 규슈 남서쪽 단조(男女)군도 상공의 일본 영공을 2분간 침범한 후 해당 지역을 선회하고 있다.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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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방위성은 중국 군용기가 26일 오전 일본 서남부 나가사키(長崎)현 고토(五島)시의 단조(男女)군도 앞바다를 영공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성은 중국군의 의도에 대해 분석에 나섰다.

27일 아사히,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영공을 침범한 중국 군용기는 Y9 정보수집기로, 동중국해 상공으로부터 규슈 방면으로 비행해, 26일 오전 10시40분께부터 단조군도의 남동 앞바다 상공에서 선회를 시작했다.

이어 오전 11시29분께 단조군도 앞바다의 일본 영공에 동쪽으로부터 침입, 약 2분 후인 11시31분에 영공에서 나왔지만, 그 후에도 주변에서 선회를 계속하며 오후 1시15분께 중국 방면으로 이탈했다고 한다.

이는 역대 47번째 영공 침범으로 과거 사안 대부분이 구소련과 러시아에 의한 것이었다.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은 첫 사례가 된다.

영공은 영토와 영해(해안선에서 약 22㎞ 범위) 상공을 말한다. 영공 내를 허가 없이 자유롭게 항행하는 것은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항공자위대는 전투기를 긴급 발진(스크램블)시켜 중국어와 영어로 경고했지만, 경고 사격과 같은 무기 사용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방위성에 따르면 영공 침범 우려가 있는 항공기에 대한 긴급 발진 횟수는 최근 10년 동안 연간 약 700~1000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중 70%가 중국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자위대의 긴급 발진 횟수가 669회였지만, 그 중 대(對)중국기는 479회였고 올해 4~6월에도 전체 긴급발진 횟수 159회 중 105회가 중국의 침범 때문이었다.

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은 첫 사례인 만큼 일본 정부는 중국 측의 반응과 의도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위대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방위력을 강화하는 남서 방면에서 중국은 해상의 위압 행동을 강화해 온 사실을 지적하며 이번에 그 영역은 하늘까지 넓어졌다고 짚었다.

영공 침범이 일어난 나가사키현 고토 열도 앞바다에 있는 단조군도 주변은 그동안 중국이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파견하는 등 활동을 활발히 해 온 곳으로, 중국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에 반발해 남서 방면에서 도발을 거듭해 왔다.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는 중국 해경국 선박이 항행했고, 일본 영공 근처까지 무인기가 비행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었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는 '살라미 전술'로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또 일본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미국에서 대선을 치르고 있는 틈을 찔렀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정치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에 중국은 일본을 시험하는 행동을 취한다"고 말했다.

사사가와평화재단의 시니어연구원인 와타나베 쓰네오는 "영공 침범은 영역국에 대한 공격 의도가 있다고 인정해도 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중국의 군사행동 범위가 넓어지면 이런 사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군용기의 첫 영공 침범에 방위성·자위대에선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군사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 이번 영공 침범으로 일본 측은 중국 측의 진의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 우발적 충돌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는 목소리도 일본에서 나온다.

자위대 한 간부는 아사시에 "군용기가 영공 침범하는 것은 매우 강한 메세지인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고, 자위대 다른 간부는 "세계가 중동 정세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측 반응을 살피기 위해 침범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군용기 이외의 항공기에 의한 일본 영공 침범은 과거 2회 있었다. 2012년 중국 국가해양국의 항공기 1대에 의한 센카쿠열도 우오쓰리섬 부근 침범, 2017년 센카쿠열도 앞바다에서 드론(무인기)으로 보여지는 물체의 비행이었다.

모두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오키나와현·센카쿠열도 주변 영공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영공 침범이 센카쿠 열도 주변이 아니고, 본토의 나가사키현에서 일어난 것에도 충격이 확산되고 있으며 총리 주변에서는 "센카쿠라면 '그렇고 그런' 것이지만, 나가사키에서 일어난 것은 놀랍다"고 말한다고 아사히가 보도했다.

방위성·자위대 내부에서는 중국 군용기가 단순히 항로를 잘못 설정해 영공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 방위성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의 항로를 분석한 다음 "영공 침범 직후의 예각 비행은 당황한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에 대해 자위대 간부는 "왜 이 타이밍인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설령 실수에 의한 것이라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실은 변함이 없는 만큼, 방위성·자위대 내에서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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