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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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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디지털성범죄 지옥문 2년 전 경고…국가는 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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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지현 검사가 2020년 1월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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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대학교에서 지인을 상대로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집단 성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지현 전 검사가 “디지털 성범죄 지옥문이 이미 열렸다고 대책을 만들어 시행을 촉구한 지도 2년이 넘었는데 법무부, 국회, 국가는 그동안 무엇을 했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서 전 검사는 지난 2021년 7월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전문위) 팀장을 맡아 디지털 성범죄 대응체계를 마련해왔으나 2022년 5월 돌연 법무부로부터 원대복귀 인사 통보를 받고 사직한 바 있다.



서 전 검사는 27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제대로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60여개 관련 법률조항을 제안했던 전문위를 임기 도중 강제 해산시킨 법무부, 여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국회, 범죄를 예방·수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너무나 너무나 늦었지만 법무부, 국회, 국가는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게시물 해시태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국가도 공범”, “국가와 정치와 언론이 눈 감으니 범죄자들의 천국”이라고도 썼다.



그러면서 과거 전문위에서 제안했던 내용 가운데 당장 필요한 대책이라고 보는 것들을 추려 공유했다. 전문위는 9개월여의 활동 동안 총 45차례 회의를 통해 법률 32개, 조문 60여개 등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서 전 검사는 △텔레그램 수사 비협조시 앱스토어에서 앱 삭제 △추가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 신설 △신속한 증거보전을 위한 ‘피해 영상물 보전 명령’ 신설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서 전 검사는 2022년 5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 영상물의 신속한 삭제 및 차단이 매우 중요한데, 지금 삭제 중심에는 수사기관이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있다”며 “경찰이 수사 초기 ‘응급조치’의 일환으로 직접 인터넷사업자에게 삭제·차단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응급조치’ 신설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확산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을 반영한 대책이다. 현재 피해영상물 삭제는 △피해자 또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신고·삭제 지정기관이 △인터넷 사업자에게 신고·삭제를 요청하면 △해당 사업자가 지체 없이 이행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삭제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조처가 지체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피해 영상물 보전 명령’은 수사기관이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 영상물을 발견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기 전이라도 사업자에 영상물을 보전하라고 명령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 한겨레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를 위해 끈질기게 취재합니다.
[추적보도 https://campaign.hani.co.kr/deepf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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