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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금리 올려도 주담대 급증…은행권, 대출 만기·한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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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銀, 29일부터 수도권 최장 30년·생활자금대출 1억으로 제한

주담대 거치기간·MCI·MCG도 폐지

마이너스통장 최대 5000만원만

우리銀, 생활자금대출 2억→1억

신한銀,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헤럴드경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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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은행권이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주택담보·신용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7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끊임없이 대출 금리를 올려왔지만, 집값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와 맞물린 대출 수요 폭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29일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이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서는 30년으로 일괄 축소된다.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의 한도도 물건별 1억원으로 제한된다. 지금까지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에는 한도가 없었다.

현재 신규 주택구입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도 당분간 없애기로 했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도 막힌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현재 지역별로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나머지 광역시 2800만원 ▷기타 지역 2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아울러 논·밭·과수원 등 나대지(지상에 건물이 없는 토지) 담보 대출과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넘어오는 전세자금대출은 아예 금지된다.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현재 1억원∼1억5000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대폭 감액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내부 분석 결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만 줄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소득 5천만원 대출자의 한도(대출금리 연 3.85% 가정)가 4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정도 깎인다.

여기에 MCI 제한(서울 지역 5500만원 한도 축소)까지 더해지면 서울 지역의 경우 1억원 넘게 대출 한도가 급감하게 된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2일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출 모집 법인 한도 관리를 강화해 법인별 월 한도를 2000억원 안팎으로 유지한다.

갭 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를 막기 위해 소유권 이전, 신탁등기 말소 등의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대출 취급도 제한하고, KB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도 막는다.

신한은행은 당장 이날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해당 조건은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으로, 갭투자 등 투기적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 역시 플러스모기지론(MCI·MCG)을 중단했고,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의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11개 이사은행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씨티·전북은행의 행장 또는 부행장(대참)도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8월 이사회를 겸한 간담회를 열고 가계대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권은 9월 시행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DSR 규제와 은행권 내부 관리 목적 DSR 산출 등의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각 은행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은 유지하되, 공급되는 자금이 실수요와 무관한 갭 투자 등 투기나 부동산 가격 부양 수단 등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다양한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은행들의 이런 대출 중단, 한도 축소 등의 움직임은 그만큼 대출 금리 인상에도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6월 말(552조1526억원)보다 7조5975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달에는 이 기록마저 한 달 만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8957억원)은 7월 말(559조7501억원)과 비교해 6조1456억원이 더 늘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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