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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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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1000만 찍은 中게임 '검은 신화: 오공'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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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 플레이 영상. /사진=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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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콘솔·PC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 3일만에 1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게임산업 발전에 미온적이던 중국 정부마저 오공의 성공을 주시하며 치하의 말을 건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중국 게임산업이 콘솔 시장까지 외연을 넓힌 것으로 해석한다. 중국 고유의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중국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마케팅에 힘을 보태는 광경은 국내 업계의 부러움마저 사고 있다.


텐센트의 야심작, 6년 간 750억원 투자

'오공'은 세계 최대 게임기업 텐센트가 2018년부터 준비해 온 작품이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텐센트 출신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사이언스'가 제작하고, 텐센트는 2021년 5%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일 PS5(플레이 스테이션5)와 스팀 버전(PC용)이 출시된 뒤 사흘만에 1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에서 플레이영상을 선보인 뒤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오공이 1200만장 판매돼 30억 위안(약 5586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과 같은 흥행세라면 글로벌 판매량 2000만장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직 XBOX 버전이 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연내 2000만장 달성 가능성이 높다.

출시일인 지난 20일 오전 11시 스팀에서 '오공' 동시접속자는 22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이은 역대 동접자 2위 기록이다. 올해 1월 일본 포켓페어가 내놓은 팔월드의 210만명 기록을 넘어섰다.


양 극단으로 나뉜 후기, 아직은 '애국심'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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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도배된 '오공' 스팀 평가. /사진=스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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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판매량에도 불구, '오공'의 주된 유저들은 중국인들로 추정된다. 26일 기준 30만개 가량의 스팀 평점 후기 중 28만개 이상이 중국 유저에 의해 작성됐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기반한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자평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 게임은 중국 전통문화의 매력이 잘 담겨 있다"며 "해외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였다"는 논평을 내놨다.

정작 비 중국어권 매체 등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구형 판타지 세계관을 벗어난 점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타격감 등 게임성 요소에서는 박한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고사양 PC를 사용할 경우에도 끊김 현상이 일부 발생하며 최적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리뷰어들도 상당수다.

'오공'의 마케팅을 맡은 업체가 게임 리뷰어들에게 보낸 '금지사항'도 비판 받고 있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오공으로 방송할 경우 코로나19, 페미니즘,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 등의 주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된 탓이다. 프랑스 게임 스트리머 베노이트 레이니어는 지난 17일 이러한 문건을 공개하며 "15년 동안 게임 리뷰를 하면서 이렇게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 게임업계가 본받을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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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신화: 오공 플레이 영상 캡처. /사진=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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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명실상부한 성공을 거둔 오공과 중국 게임업계를 보며 국내 업계가 본받아야 할 점들이 적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우선 글로벌 시장의 주요 분야인 콘솔 시장에 대한 투자다.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게임시장에서 콘솔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모바일(58.9%), PC(26.1%)에 여전히 치중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 시장 규모는 591억4100만달러(약 78조5000억원)로 28.4%를 차지했다. PC게임(363억5200만달러)보다 더 큰 시장이다.

아울러 업계에선 중국 고유의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주로 중세 배경의 판타지 세계관을 택해 서양식 투구를 쓰고 칼과 활로 대결하는 국내 게임의 천편일률적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공' 게임 유저들에게 서유기의 배경인 장쑤성 화과산 무료 입장권을 나눠준다거나, 중국 정부 관계자가 나서서 개별 게임에 논평하는 모습은 국내 업계의 부러움마저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콘솔 시장에 주목해 지난해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나 네오위즈의 'P의 거짓' 같은 수작들이 나온다"면서도 "중국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사격을 등에 엎고 관련 시장에서 모바일게임과 같은 '인해전술'을 펼칠 경우 업계의 중국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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