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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추가 보복’ 예고… 네타냐후 “가능한 모든 것 다할 것” [이스라엘·헤즈볼라 맞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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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 위기 고조

네타냐후 “선제 타격… 방어권 행사”

헤즈볼라 ‘첫 단계 보복 완료’ 선언

“완전한 대응엔 좀 더 시간 걸릴 것”

佛, 텔아비브·베이루트行 항공 중단

카이로 ‘가자 휴전협상’ 결렬될 듯

‘필라델피 철군’ 입장차이 못 좁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공언해온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25일(현지시간) 현실화하고 이스라엘도 가자지구 전쟁 이래 역대급 규모로 선제 대응하면서 중동 확전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성명을 통해 “누구든지 우리에게 해를 끼치면 우리도 그에게 해를 끼친다”며 “나라를 지키고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에서 “이번 작전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라며 헤즈볼라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더 강도 높은 맞대응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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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 타격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접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붉은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에 선제 대응한다며 전투기 등으로 레바논을 선제 타격했다. 티레=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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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이날 40곳 이상의 헤즈볼라 군사 기지를 선제 공격해 수천 대의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에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발사대 대부분이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있었고, 일부는 중부를 향해 있었다”며 이번 타격이 “자기방어 행위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이 자신들의 보복 공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적(이스라엘)이 선제적으로 우리의 공격을 방해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모든 드론이 계획대로 목표물을 향해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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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습으로 인한 인명피해 규모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중령은 “아직 공격 여파에 따른 상황을 평가하고 있긴 하지만 아주 작은 수준의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보복 공격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피해 규모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헤즈볼라는 이날 ‘공격의 첫 단계’를 완료했다고 선언하며 “완전한 대응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추가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알자지라방송은 헤즈볼라 소식통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텔아비브 북부에서 두 개의 주요 목표물을 (추가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선제 타격에 그치지 않고 이날 추가 공습을 이어갔다고 레바논 국영통신 NNA는 전했다. NNA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서부와 중부 지역까지 비행 중이며 남부의 마르자윤 마을 주변에 수차례 공습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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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회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등이 25일(현지시간) 수도 텔아비브에 위치한 군사기지에서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습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습과 관련해 오전 6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텔아비브=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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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전면 충돌에 헤즈볼라를 적극 지원하는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달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야가 테헤란에서 암살당하자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한 상태이지만, 아직 실행에는 옮기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모든 차원을 고려해 계산되고 관리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했다.

국제사회는 전면전으로의 확대를 우려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실과 레바논 내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포화를 중단하고 확전을 유발하는 추가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적기 에어프랑스와 독일 루프트한자는 텔아비브와 베이루트로 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에티하드 등 아랍 항공사들도 확전 우려에 베이루트 항공편을 취소했다.

이날 공습 여파로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성과 없이 결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통신은 협상이 재개된 24일에도 새 타협안이 논의됐으나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협상 테이블에서는 이집트와 가자지구 경계의 완충지대인 약 14㎞ 길이의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타협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는데,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필라델피 회랑을 점령한 이스라엘은 휴전 후에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집트 역시 이스라엘의 주둔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위기에도 휴전 협상에 이스라엘 고위 협상단을 파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이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이집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에서도 정보기관 수장들을 협상장에 보낸 결정이 협상 성사를 위해 이스라엘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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