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우려에 최근 미 항모전단·공격원잠 등 잇따라 중동으로
미 당국자 "미군은 이란 대응 주력…헤즈볼라 방어는 이스라엘 몫"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중심으로 한 미 해군 항모전단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증파하며 확전을 막으려 노력해 온 미국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중동에는 현재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만 2개가 머물고 있다.
오만만(灣)에서 작전 중이던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모전단에 더해 지난 21일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추가로 도착하면서다.
단독으로도 웬만한 국가의 국방력 전체보다 강하다는 미 해군 항모전단이 둘이나 한 지역에 모인 건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전체가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서방과 주변국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표적공습으로 제거했고, 이튿날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폭사했다.
이스라엘을 하니예 등의 암살 배후로 지목한 이란과 헤즈볼라가 '피의 보복'을 공언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중동에 순양함과 구축함을 추가배치하고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을 출격시키는 등 전력 증파를 지시했다.
미 해군 공격원잠인 조지아호와 동형함인 미시간호의 부산 입항 장면 |
미 국방부는 이에 더해 핵추진 순항 미사일 잠수함(SSGN) 조지아호와 F-22 전투기 편대 등 여타 전략자산에도 잇따라 이동 명령을 내렸고, 11일에는 이동속도를 높이라며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미사일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특수부대 전개 능력까지 갖춘 조지아호의 동선을 공개한 건 미 국방부로선 매우 이례적인 조처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이 지속적으로 이 지역으로 2개 항모전단과 공격잠수함을 포함한 해군 전력을 근접 이동시키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그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공개하는걸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이란과 동맹들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더 강력한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노력"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또한 미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은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는데 더 나은 입장에 있고, 헤즈볼라로부터의 공격은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군이 대부분의 방어를 감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헤즈볼라는 이날 320발이 넘는 로켓과 자폭 드론(무인기) 등으로 이스라엘 중·북부 군사시설들을 공격했다. 이에 앞서 헤즈볼라의 공격 동향을 포착한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거점 등을 겨냥해 대대적인 선제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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