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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기자의눈] 전공의 시험 문턱 낮추는 정부, 소통방법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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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획취재부 기자

아시아투데이

지난 22일 의료진이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대기실 앞을 지나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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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획취재부 기자


지난 23일 복지부가 전공의들의 명부 제출과 전문의 자격시험 공고에 관한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규칙을 입법예고 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26일까지로 의견수렴은 주말 동안만 진행하고 공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반년 넘게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에 대중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말을 끼고 이뤄진 입법예고는 자칫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복지부가 밝힌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복지부장관은 의료인력의 수급 조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전공의의 임용, 수련과정 이수예정자의 명부 제출 및 전문의 자격시험 공고에 관한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

의료인력 수급 조절이 긴급히 필요한 때는 △보건의료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다.

반년 넘게 이어지는 의료위기 상황에서 전공의 모집 및 전문의 양성을 안정화하겠다는 명분이다.

기존 임용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문의 시험은 '매년 1회' '공개경쟁' 방식으로 실시하며, 임용은 '총점 40% 이상'일 경우 이뤄진다. 정부가 이번 개정을 통해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전공의 선발 횟수, 비공개 시험 전환, 기준 점수 등이다. 시험 문턱을 낮춰 전공의들을 최대한 충원하기 위함이다.

현행법 및 시행규칙상으로는 수련과정 이수 예정자의 명부를 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확인 받은 이후 수련병원 수료증을 발급받아야 전문의 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 이 부분을 수정하면 사직 전공의들도 프리패스로 수료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전문의 자격 시험공고에 관한 기준이다. 2024년 있었던 67차 전문의 자격시험 공고를 살펴보면 '전문과목 학회 서류 제출 및 학회 응시수수료 납부 제출' 항목에서 전공의 수첩, 기록지, 논문 등 학회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부분 사직 전공의들은 4년차 수련을 안 받아서 4년차에 작성해야 하는 전공의 수첩, 기록지 부분을 작성 못하고 논문 등 학회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 해당 부분을 개정하려는 것이다.

오랜 의료공백 사태에 정부가 고심해 내놓은 방안이겠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공의 수련의 질, 의료 수준이 저하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6개월간의 의정갈등 원인이 '대화의 부재'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양측 모두 정책고민과 자기 주장에 앞서 소통방식부터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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