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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필리핀 남중국해 암초서 엿새만에 또 충돌…中 "필리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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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충돌 이어 물리적 마찰 재발…中해경 "물에 빠진 필리핀 인원 구조"

연합뉴스

사비나암초 인근 순찰하는 필리핀 해경 함선(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인근에서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 선박과 또다시 물리적으로 충돌했다고 밝혔다.

간위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25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리핀 3002호 선박이 중국 해경의 거듭된 충고·경고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불법으로 중국 난사군도 '셴빈자오'(仙賓礁·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 사비나암초의 중국식 명칭)에 체류 중인 필리핀 해경 9701호 선박에 물자를 운송했다며 "중국 해경은 문제를 일으킨 필리핀 선박에 법에 따라 통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간 대변인은 "오후 2시 12분(중국시간) 필리핀 3002호 선박은 통제를 거부하고 정상적으로 법 집행 중인 중국 21551 함정을 고의로 들이받아 충돌이 발생했고,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에 있다"면서 "중국은 인도주의에 기초해 즉시 물에 빠진 필리핀 인원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간 대변인은 "우리는 필리핀에 권익 침해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엄숙히 통고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 결과는 필리핀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필리핀이 사비나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한 것은 지난 19일 이후 엿새 만이다.

당시 중국 해경국은 필리핀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암초 해역에 불법 침입했고, 이 가운데 한 척이 자국 선박에 고의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정부 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는 당시 자국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암초 인근에서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기동을 한 중국 선박들과의 충돌로 구조적으로 손상됐다"고 맞섰다. NTF-WPS는 자국 선박 한 척에는 13㎝의 구멍이 뚫렸으나 승조원들은 부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필리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쓰인 상륙함 시에라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면서 암초를 점유했다. 이후로는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이에 중국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면서 양측은 이 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중심인 스프래틀리군도의 핵심 거점 사비나암초를 선점한 뒤 자국 해경 선박을 대거 배치했으며, 국제 사회의 눈을 피해 사비나암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기 위해 매립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사비나암초를 불법 매립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필리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암초에 대한 중국 지배권에 도전해왔다. 필리핀은 사비나암초 부근 해역에 필리핀 에너지 수요를 최대 75년간 충족시킬 수 있는 해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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