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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로또 청약' 당첨만되면 끝인줄 알았다…"20억 어디서 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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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12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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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과열 현상에 이른 바 '묻지마 청약'이 부활했다. 고물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가 연일 치솟고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까지 거세지면서다.

이달 16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리버파크'는 평균 경쟁률 13.33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44㎡B 타입으로 74.25대 1을 기록했다. 분양 전 이 아파트의 청약은 흥행 전망은 밝지 않았다. 후분양하는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로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전용 59㎡의 분양가는 14억9900만원, 전용 84㎡A 타입의 분양가는 19억4900만원으로 두 아파트 모두 확장 등 유상 옵션을 적용할 경우 15억원, 20억원이 넘는 돈을 내야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당첨자 발표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그란츠리버파크 전용 84㎡ 당첨됐는데 20억 어떻게 마련하나요?" "이 아파트 나중에 수익 실현할 수 있나요?" "저는 계약 포기했습니다. 통장만 날렸네요" 등 당첨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계약을 포기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최근 이 같은 묻지마 청약 현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급증하는 공사비와 치솟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 '오늘 분양가가 제일 싸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4일까지 서울의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39.97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인 57.36대 1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고 이전 최고치는 2021년 164.13대 1이었다.


배짱 분양가에도 뛰어드는 사람들? 냉철한 판단 더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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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9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관심을 받고 있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통해 탄생한 아파트로 공급가격은 3.3㎡(평) 당 6737만원으로 알려졌다. 총 641가구 중 292가구를 일반 분양하는데 이날 특별공급 분양을 시작으로 30일에는 1순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2024.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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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과열 현상이 심화할수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분양가가 높아진 만큼 자신의 자금 확보 여력을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는 1순위 청약에서 10만 명 가까이 지원하며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는 20억원을 웃돌았다. 문제는 자금 마련 여부다. 분상제가 적용되는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이 엄격해 대출이 잘 나오지 않는다.

실제 래미안원펜타스는 부적격 및 계약 포기 등으로 잔여 세대 50가구가 나오기도 했다. 이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292가구로 약 17%가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부정 청약 논란에 정부의 전수 조사가 예고된 것도 있지만, 높은 분양가에 대한 자금 조달 부담과 전매 제한·실거주 의무 요건도 있기 때문이다.

비분상제 지역의 청약은 더 신중해야 한다. 그란츠리버파크 인근 8년 차 아파트인 천호동 '래미안강동팰리스'의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는 14억4600만원에 이뤄졌다. 이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의 가격을 훨씬 넘어선 상황이다. 향후 집값 상승 여지를 고려해도 차익을 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부동산·청약 시장 과열에 분양가에 대한 적정한 판단 없이 일단 넣고 보자는 수요가 있다"며 "분양가가 급등하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청약을 넣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자기의 자산 상황과 자금 여력 등 자가 점검이 필수적이다. 높은 가점의 통장을 무참히 날려버릴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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