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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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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설치된 곳 없나요?”…부천 호텔 화재 참사 이후 불안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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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준공된 숙박업소 대부분 스프링클러 ‘미설치’…유사 사고 우려 ↑

"당장 출장을 가는데 스프링클러 설치된 모텔 없나요. 모텔에 설비가 돼 있는 곳을 찾아보니 어플을 통해서도 설치 여부가 확인이 안되네요."

세계일보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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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건 이후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숙박업소를 찾는 문의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부천 호텔과 같이 오래 전 준공된 숙박업소에는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유사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8년 이전에 10층 이하 숙박업소 건물에는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에 따르면 호텔·여관 건물은 1992년 소방법에 따라 지상 11층 이상 객실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후 관련법 개정으로 2018년에 6층 이상의 호텔·여관에 전체층 설치 의무가 적용됐으나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불이 난 지상 9층짜리 부천 호텔도 20년 전인 2004년에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피해를 유발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18년 1월 방화로 인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서울 종로 여관도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탓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

같은 해 11월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때도 스프링클러가 없어 초기 대응에 차질을 빚었다.

반면 의무 설치 규정이 적용된 건물에서는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화재 확산을 막은 사례가 많다.

전날인 23일 오후에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아파트의 실내 에어컨에서 불이 났으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일을 막았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대형 쇼핑 시설에서 불이 났을 때도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15분 만에 진화가 완료됐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오래된 숙박업소에도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을 소급 적용하고 화재 발생 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점차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19년 거동이 어려운 환자 등 '피난 약자'가 있는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고의 재발방지책으로 낡은 건물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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