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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추석 코 앞 ‘응급실 뺑뺑이’ 공포… 응급실 의사 1년 만에 42%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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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교협, 수련병원 53곳 응급실 조사

전공의, 91.4% 감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1년 새 42% 급감하고 병원 7곳은 부분 폐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일보

의료대란으로 인해 전국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이달 9∼10일 협의회에 참여하는 전국 수련병원 중 53곳의 응급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급실 의사가 42%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병원 7곳은 부분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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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지난 9일~10일 수련병원 53개소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53개소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올해 534명으로 지난해 922명에 비하면 388명(42.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문의 수는 528명에서 501명으로 27명 줄었다. 전문의 수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 변화가 없는 병원은 12개소(22.6%), 늘어난 병원은 12개소(22.6%)다.

응급실 전공의 수만 따지면 같은 기간 384명에서 33명(91.4%)으로 급감했다.

세계일보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이날부터 11일부터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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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교협은 “응급실 방문환자의 경우 환자 1인당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8시간을 근무하면 일반적으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며 “1인 근무의 경우 동시에 환자가 내원하면 1인의 의사로는 대처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응급실 근무 의사 감소 폭을 따지면 대전·충청이 -58%로 가장 크게 줄었고, 부산(-53.6%), 광주·전남(-51.2%), 강원(-47.8%), 전북(-46.9%), 대구·경북(-45.5%), 울산·경남(-42.9%) 등으로 나타났다.

병원 응급실에 의사가 5명 이하로 근무할 경우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이같은 이유로 응급실을 부분적으로 폐쇄해야하는 병원은 7곳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6~7명이면 응급실에서 24시간 동안 한 명의 의사가 근무하게 되는데 이같은 병원도 10곳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수가 8~9명일 경우 의사 1명이 16시간 동안 근무(피크 타임인 8시간 동안은 2인 근무)를 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병원은 10곳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가 10~11명일 경우 의사 2명이 16시간 동안(야간 8시간 동안 1인 근무) 근무할 수 있는데 이같은 병원은 9곳에 해당한다. 의사 수가 15명 이상으로 3인 이상의 의사가 한 번에 근무할 수 있는 병원은 7곳으로 나타났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전체 근무 의사의 수는 40% 정도 감소했지만 1인 근무병원의 취약점과 배후 진료의 약화 등으로 현재 수련병원 응급실은 50% 이상의 진료 역량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로도 증가, 환자 관리 어려움, 소송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사직하려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이날부터 11일부터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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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입원실 1000개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사 1인 근무라는 게 믿어지는가”라며 “정부는 이를 ‘문제 없는 병원’으로 통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휴가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킬 것이고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추석 이후에도 현재의 아슬아슬한 상태가 지속하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전문의의 피로도 증가로 응급실 진료가 더 축소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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