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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전영록 이순재도 한 백내장 수술 지금하면 큰일?”…여름은 부작용 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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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교수가 말하는 ‘백내장 오해와 진실’
“여름철이라고 반드시 수술 피할 필요 없어
적절한 수술 시기 놓치면 되레 증상 악화”


매일경제

한경은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사진 제공 = 이화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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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자신을 아껴주는 장모가 배우 이순재, 가수 전영록도 한 백내장 수술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만류했다. 더운 여름에 백내장 수술을 하면 부작용이 크다는 얘기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왔던 터라 걱정이 앞서서다. A씨는 아내로부터 장모의 시야가 뿌옇게 보인지 오래됐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늦가을 수술을 알아보라고 했다.

눈이 침침하고 뭔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노년백내장 환자는 약 32만명으로 신종질환 다음으로 연간 환자 수가 많다.

안과 분야 중 가장 수술 건수가 많지만 ‘여름철 더운 날씨에 백내장 수술을 하면 회복이 어렵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라는 오해와 ‘땀이 수술한 눈 부위로 흘러내리거나, 땀을 닦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수술할 눈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1년 중 7~9월에 수술환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24일 한경은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수술 후 1주일 정도는 세수하거나 눈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철 백내장 수술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며 “하지만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이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면 여름철이라고 반드시 수술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일부 환자들은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날씨에 상관없이 안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내장의 주요 원인은 노화다. 50세 이후 수정체 단백질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된다. 최근에는 당뇨병, 비만, 외상 등의 영향으로 40대 이하 젊은 백내장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3㎜ 정도로 작게 절개한 후 초음파로 백내장을 제거하고 도수가 있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안약 마취제를 점안하며 수술 시간은 20분 이내로 짧지만, 눈이 구조적으로 약하거나 백내장이 너무 오래되어 딱딱해진 경우에는 1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한 교수는 “백내장이 있는 환자가 시력 저하와 사물 분간이 어려운 증상을 겪고 있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신속하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라며 “백내장 수술 후 감염은 드물지만, 충혈, 시력저하, 통증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안약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최상의 시력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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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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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에 대해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점을 한 교수를 통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백내장 수술은 간단히 긁어내면 된다?

일반적으로 수정체에 혼탁한 부분을 긁어내면 된다고만 생각하는데 백내장 수술은 눈 안쪽에 있는 백내장을 조각내서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수술 술기와 기기의 발달로 수술 시간이 짧아져 점점 쉬운 수술로 인식되고 있으나 눈 바깥에서 간단히 긁어내는 수술이 아니라 안구 내에서 시행하는 수술이다. 따라서 수술 전에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술 후 관리 또한 필수적이다.

-백내장 수술 시 인공수정체는 안 넣고 싶으면 안 넣어도 된다?

백내장 수술은 단순히 혼탁해진 수정체(백내장)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까지를 포함한다. 만약 인공수정체를 넣지 않는다면 눈의 돗수가 달라져서 약 +20디옵터에 달하는 매우 두꺼운 원시 안경(돋보기와 같은 볼록 렌즈)을 항상 착용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나면 지금보다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 다 잘 보인다?

젊었을 때의 수정체만큼 완벽한 기능을 가진 인공수정체는 아직 개발되지 못했지만, 노안을 교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가까운 곳도 볼 수 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초점이 한 곳에만 맺히게 돼 있어 원거리(5m 이상), 중간거리 (66cm), 근거리 (33~40cm) 중 하나를 선택해 수술할 수 있다. 선택한 거리에 맞추면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원거리, 중간거리(컴퓨터 작업, 요리 등), 근거리 (핸드폰이나 독서거리)를 모두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돋보기나 안경이 필요하다. 인공수정체는 개인의 생활환경, 습관, 주로하는 작업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후 시야가 다시 뿌옇게 되는 경우가 있다던데, 그러면 다시 수술하는지?

백내장 수술 후 잘 보이던 시력이 다시 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후발백내장 혹은 후낭하혼탁이라고 한다. 이는 백내장이 다시 생긴 것이 아니라.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원래 투명한 수정체 주머니에 세포가 자라서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 다시 수술할 필요는 없고, 외래에서 레이저 치료를 통해 흐려진 중심 부위의 수정체낭을 뚫어주면 시력이 다시 선명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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