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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美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지도자 탄생하나···"재편된 인구 지형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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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명 세계 여성 리더 나왔지만 美는 아직

바이든·트럼프 대비 신선한 이미지에 부상

다인종으로 재편된 美 인구 구성도 영향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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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미국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젊고 신선한 이미지도 있지만 미국의 인구 지형이 다양한 인종으로 재편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전 세계 87개국에서 174명의 여성 지도자가 배출될 동안 미국에서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거대 양당에서 여성이 대선 후보로 나선 경우도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두 번째다.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 정치 참여 지수는 7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미국 정계에 진출해 ‘최초의 여성 연방 상원의원’ ‘최초의 여성 흑인 부통령’ 등 각종 타이틀을 거머쥔 해리스 부통령이 마지막 유리 천장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때 ‘존재감 없는 2인자’라는 혹평을 받았던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두 고령의 전·현직 대통령이 형성한 경쟁 구도에 피로감이 커진 유권자들에게 환영받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본인을 소재로 한 각종 우스꽝스러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유행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며 외려 이를 활용하는 모습으로 ‘젊은 표심’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급변한 미국 사회의 인구 지형 역시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 실시된 인구센서스에서 자신이 백인·흑인·아시아계 등 특정 그룹이 아닌 다인종에 해당한다고 말한 응답자의 비중은 13%를 기록했다. 2000년만 해도 같은 응답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물론 미국 사회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3억 3000만 명에 달하는 백인이다. 다만 백인 인구의 비중은 57.8%로 10년 전(63.7%)보다 줄어들었다. 반면 히스패닉은 같은 기간 23%, 아시아계는 3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자메이카 흑인인 부친과 인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상황은 이 같은 변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레바논·푸에르토리코·아이티 혈통인 민주당 소속 맥스웰 프로스트 연방 하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은 다양한 미국인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인종적 정체성과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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