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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사설] 일본 오염수, 괴담도 문제지만 낙관도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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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지난해 8월 24일 원전 부지에 오염수 탱크가 가득하다. 후쿠시마=지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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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한 지 1년이 지났다. 총 5만4,600톤의 오염수가 방류됐는데도 그간 방사능 검사에서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가 나오지 않은 건 다행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여전히 지나친 낙관론과 비관론에 기대 정쟁 소재로만 삼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를 양산하기보다 차분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23일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대국민 사과조차 없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지난 1년간 국내 해역과 공해 등에서 채취한 시료 4만9,600여 건의 검사 결과,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없었다는 게 근거다. 반면 민주당은 "오염수가 우리 해안에 유입되는 데는 최장 10년이 걸린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장외집회에서 '핵오염수' '제2의 태평양 전쟁' 등의 거친 표현을 앞세웠다. 오염수 노출 수산물 수입 금지와 피해 어업인 지원 등을 담은 '후쿠시마 4법'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이후 입법까지 추진하진 않았다. 정부 비판을 위해 과도한 공포 조성과 친일 프레임을 활용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야당과 환경단체의 우려를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만 치부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오염수 방류는 장기간의 작업이고,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이다. 일본 정부에 오염수 정보의 투명한 공유 등을 계속 촉구하는 게 정부의 기본적 책무다.

도쿄전력은 22일 사고 원자로에 남은 880톤의 핵연료 잔해(데브리) 중 3그램 미만을 반출하려다 장치 설치 오류로 작업까지 중단했다. 사고 후 13년 만에 처음 시도된 반출 작업이 삐걱대며 폐로 작업도 당초 계획대로 2051년 마무리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1년간의 방사능 검사만으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속단할 수 없는 이유다. 여야가 진정으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다면 지속적이고 철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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