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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퇴직금만 220억이라니” 두 회장님, 회사 떠나며 큰 돈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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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삼진제약 공동 창업자인 조의환 회장(왼쪽)과 최승주 회장[삼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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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다시 창업해도 되겠네.”

진통제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이 올 해부터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회사를 공동 창업한 두 창업자는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회사를 떠났다. 그런데 이들이 받은 퇴직금은 각각 220억원. 회사를 세워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운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지만 지난 해 회사 영업이익보다 많은 퇴직금 규모에 주주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삼진제약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조의환 전 회장과 최승주 전 회장에게 각각 퇴직금 221억1174만원씩이 지급됐다.

회사는 급여 3억4400만원에 퇴직소득 217억원을 지급했다. 퇴직소득은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임원퇴직금 규정에 따라 1억여원의 평균임금과 재직기간(53년4개월) 및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두 회장에게 지급된 급여는 442억원이 넘는다.

1941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 1968년 회사를 공동 창업한 동업자다. 당시 창업에는 4명이 함께 했는데 두 명이 중간에 빠지면서 조 회장과 최 회장이 50년 넘게 회사를 경영권 다툼없이 잘 키워냈다. 회사는 지난 해 매출 2920억원에 영업이익 205억원을 올린 중견제약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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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조규석 사장(왼쪽)과 최지현 사장[삼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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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장의 성공적인 공동 경영 체제는 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사장이 경영 총괄 사장, 최 회장의 장녀인 최지현 사장이 마케팅과 R&D 총괄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의 차남 조규형 전무와 최 회장의 차녀 최지선 전무도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두 회장이 회사를 잘 키워낸 것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220억원의 퇴직금은 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두 회장이 받은 220억원은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인 204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재임 기간이 50년으로 길었다지만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도 이들이 받은 퇴직금은 많다고 볼 수 있다. 삼진제약보다 규모가 훨씬 큰 한미약품을 만든 고 임성기 회장은 47년간 근무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에서 총 107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지난 2021년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58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 회장의 퇴직금이 과하다는 불만이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삼진제약 주주토론방에는 “상식을 벗어난 규모로 주주 이익 침해”, “400억으로 주가방어나 하지”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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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해열소염진통제 '게보린'[삼진제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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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가는 현재 2만원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진통제 게보린에 기대고 있지만 경쟁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게보린의 위상도 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게보린은 연매출 19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회사는 조 회장이 12.85%, 최 회장이 9.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회사를 만들어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워 낸 창업주에 대해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 맞다”며 “다만 현재 회사 실적이나 주주 가치 등을 충분히 고려한 적정한 보수가 지급됐다면 별다른 이견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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