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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美, 이스라엘과 휴전안 논의…'가자 주둔군' 유지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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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서 중재국들과 이스라엘 회동…협상안 이견 조율

하마스는 완전철군 요구…이스라엘은 주요 통로 통제권 유지 고수

연합뉴스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피어오르는 연기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 인근의 리말에서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아 연기에 휩싸인 모습. 2024.8.23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들과 이스라엘이 22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집트 안보당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집트 관리들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타협안을 모색하기 위해 회동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가자 휴전협상 중재국들은 22∼23일 카이로에서 만나 이스라엘-하마스 요구사항 간의 차이를 좁힌 제안을 마련해 이스라엘 측에 제시할 계획이다.

핵심 쟁점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통로'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넷자림 통로'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킬지 여부다.

필라델피 통로는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을 따라 나 있는 길이 14㎞의 완충지대이고, 넷자림 통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할하기 위해 가자 동쪽 분리장벽에서 서쪽 지중해 해변까지 뚫은 관통 도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들 중요 통로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켜 통제권을 유지하려 한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동 순방에 나서 타결을 압박했음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도 이들 주요 통로에 주둔군을 계속 두려는 이스라엘 측의 요구 때문이라고 서방 외교관들과 하마스 관리 등 복수의 소식통들은 말했다.

필라델피 통로의 경우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통제권이 달려 있기 때문에 이집트에서도 이스라엘군 철수를 원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와의 국경은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육로로 가자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경로인데,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해 통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필라델피 통로를 이용해 무기를 밀반입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이집트는 밀수 경로를 차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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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중동 순방
[AFP=연합뉴스]


휴전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자지구 북부 귀환 문제를 놓고도 이스라엘이 "나중에 합의하자"고 입장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하마스와 일부 중재국은 이스라엘이 넷자림 통로에서 철수하고 가자지구 안에서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겠다는 이전 약속을 후퇴시킨 것으로 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밖에 이스라엘이 자국 인질과 맞교환될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 등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추방·망명하는 형태로 풀어주겠다고 한 것도 하마스 측에서 거부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막판에 이처럼 조건을 변경했다고 보고 있으며 하나라도 양보할 경우 더 많은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했다며 하마스에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20일 해당 중재안이 앞서 합의를 뒤집은 것이고, 이스라엘 측 요구를 너무 많이 허용하고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의 중재안이 주요 통로의 주둔군 유지 여부와 관련해 기존에 제시된 것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서방 외교관은 미국이 필라델피·넷자림 회랑에서 이스라엘 주둔군을 유지하는 것을 포함해 네타냐후가 제안한 변경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휴전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로 더 깊이 밀고 들어가며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2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2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지 의료진들에 따르면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 마을에서 한 주택이 공습받아 어린이와 여성 등 11명이 숨졌고 가자 중부 알마가지 피란민촌에서도 지역 언론인 1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 남부에서도 사망자 5명이 나왔다.

주민들은 또한 약 10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동쪽으로 진격해 들어왔으며 인근 도시 칸유니스와 이어지는 도로 일부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차들은 칸유니스의 알카라라·하마드 등 서쪽으로도 진격해 주민들을 밀어냈으며 전타와 드론 폭격도 있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최근 24시간 동안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와 남부 칸 유니스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했으며, 가자 최남단 라파에서 무장세력 5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무너진 주택과 망연자실한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부서진 주택 잔해를 지켜보는 주민들. 모습. 2024..8.4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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