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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시진핑 독재의 중국,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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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중국필패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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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돼 중국은 사실상 시진핑 1인 독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 이전과 이후의 중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여겨질 만큼 시진핑 주석 체제는 큰 변화를 겪었다.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야성 황(Yasheng Huang, ??生)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가 내놓은 신간 '중국필패'는 중국이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현재와 개혁없는 미래의 중국은 존재 자체가 위협받아 중국이 스스로 개혁을 해야한다는 당위를 보여준다.

미국 주요 언론에서 추천된 이 책은 과거 중국 왕조의 멸망사를 보여주며 대국이 어떻게 망해가는 지를 설명한다. 아울러 현재의 중국이 팬데믹 당시 도시 전체를 봉쇄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통합의 이름으로 저지른 소수민족 탄압 정책 등에서 보여준 무자비함으로 스스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공산당 과거 소련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뒤 존속한 70여년을 뛰어 넘었지만 이미 그 한계를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개인의 정보를 사생활 단위로 수집하고 통제하며 종교·사상 어떤 다양성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이 공산당 지배 아래 지속돼 온 현 제체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른 동시에 위기도 커가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저자는 중국의 사회, 정치, 경제를 외부와 내부 양쪽의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분석한 연구로 차별점을 둔다. 1960년 베이징 출생인 그는 1985년 하버드 대학교 행정학부를 졸업하고 1991년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동서양 제국의 흥망사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최초의 통일 왕조 진나라가 나무 몽둥이를 든 농민 반란군의 손에 무너진 진승·오광의 난에서 '정치적 중국'의 기원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중국 역사 구석구석 뿌리 내린 사료를 남김없이 끌어와 자기만의 데이터로 삼는다. 미국인이 된 저자는 자신이 떠난 땅의 오래 된 문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면서도, 패색이 짙은 현 상황을 해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서늘하게 진단한다.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과거'제도라는 정책이 어떻게 한 국가의 인식 체계를 지배했는지 탐구·분석하여 마침내 오늘날 국제 정세 속 기현상의 발생 원리까지 밝히고 있다. 과거라는 등용문은 유교를 공부한 이들만을 채용하게 했고 그 통일성은 성과를 내지만 창의성은 발휘되기 어려운 환경을 강화한단 것이다.

또한 저자는 국가 확장과 유지를 위해 다양성을 희생하고 '규모'를 우선해온 유구한 역사적 맥락에 중국공산당이 기대어 있음을 왕조 시대 중국부터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중국 역사 전체를 재료로 한 여러 데이터 실험을 통해 밝힌다. 시진핑 정권은 이전 정권의 개혁주의 노선에서 후퇴해 '규모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혁신을 훼손하고 최소한의 '범위'도 인정하지 않는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은 결국 중국을 파멸시킬 것이란 예언이다. 혁신 없는 대국은 무너지고 시진핑이 꿈꾸는 거대한 중국은 필패한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은 더욱 의미가 있다. 과거 제도와 유교 이데올로기를 중국에서 직수입해 발전시켰던 우리 역사를 반추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 신화와 위계질서 내재화 및 이질성 거부 현상을 보면 중국에서 온 과거제도의 부작용이라 볼 수도 있다.

◇중국필패/야성 황/생각의힘/3만2000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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