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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단독] 증원 의대 "평가 부담" 아우성에도... 의평원, 49개 기준 평가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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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평원, 10% 이상 증원 30개 대학 평가계획 확정
첫해 주요변화평가서 51개 기준서 49개 기준으로
의평원 측 "뒤로 갈수록 일부 평가 항목은 줄어"
일정도 계획대로 11월까지 제출받고 12월 평가
한국일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연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에 참석한 의과대학 관계자가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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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평가·인증 기관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내년 입학정원이 늘어나는 의대에 대해 49개 기준으로 인증 평가에 착수하는 안을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말 의평원이 의견 수렴차 51개 평가 기준을 공개하자 대학들이 평가 강화에 부담을 호소하고 교육부도 유감을 표명했지만, 의평원은 의학교육상 중대한 변화인 만큼 후퇴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한 셈이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평원은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모집인원)이 10% 이상 증원된 30개 대학의 의대 학장 등을 상대로 올해 첫 '주요변화평가'를 49개 기준으로 실시하는 안을 확정했다고 이날 오후 안내했다. 주요변화평가는 의평원이 기본의학교육에 중대 변화가 예상되는 대학을 상대로 시행하는 의대 인증 평가로, 정원 10% 이상 증원도 평가 대상에 속한다.

앞서 의평원은 지난달 3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을 통해 이들 의대에 교육과정 등 영역별로 총 51개 기준을 평가에 적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20일간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2개 기준을 줄여 49개 기준으로 올해 평가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의평원은 의대 증원이 결정된 올해부터 졸업생이 배출되기 전인 2029년까지 6년간 매년 주요변화평가를 한다는 방침이다. 평가 기준 개수는 갈수록 줄어든다. 의평원은 지난달 설명안에서 연차별 평가 기준 개수를 밝혔는데, 올해뿐 아니라 내년 이후 평가 기준도 이보다 줄이기로 했다.

해당 대학 총장들은 의평원이 종전 15개였던 기준을 3배 이상 늘린 점을 들어 평가 부담을 호소해왔다. 교육부도 "많은 대학이 평가 항목의 과도한 확대로 준비에 큰 부담이 되고, 국회 예산 일정과 대학 회계연도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평가에 반영할 수 없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의평원은 의학교육 질 유지를 위해 평가 기준 강화라는 대원칙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의대 증원은 현행 지침(주요변화계획서 작성에 관한 지침)상 '기본의학교육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에 부합하는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의평원 관계자는 이날 본보에 "이번에는 의료인력과 시설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변화가 있는 유형"이라며 "서남대 의대 폐교로 인한 인근 의대 특별편입 때처럼 몇몇 대학의 일시적 증원을 평가할 때의 기준(15개) 적용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평원은 주요변화평가 일정 연기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 올해 11월 말까지 대학별로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받고,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서면·방문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의총협)' 회장인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석 달이 지난 뒤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의평원 측에 제안한 바 있다.

의평원 인증을 받지 못한 의대는 졸업생(졸업예정자 포함)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제한과 신입생 모집 정지 등 불이익을 받을 처지에 놓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평원의 평가계획 확정안이 정식으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평가 기준 등 내용에 따라 사후 보완 요구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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