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동원로엑스 백암물류센터에서 에스원 과 물류센터관계자가 AI CCTV의 영상분석 모니터링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박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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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물류센터에는 전기지게차 충전기 70여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사각지대 없이 충전기 주변에 인공지능(AI)·열화상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24시간 모니터링 중이죠.”
지난 13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동원로엑스 백암물류센터에는 4만6608㎡(약 1만4099평) 규모의 창고에서 지게차 84대가 쉴 새 없이 짐을 옮기고 있었다. 디젤용 5대를 제외하면 모두 전기지게차다. 최근 물류업계에선 탄소 배출 없는 전기지게차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전용 충전기도 전기 지게차 1대당 1대꼴로 설치되고 있다.
동원로엑스는 혹시 모를 화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에스원의 AI CCTV 솔루션을 구축해 사용 중이다. 불꽃과 연기를 빠르게 감지하는 AI가 탑재된 CCTV가 충전기나 전기 분전반 등을 상시 모니터링한다. 물류센터에 설치된 총 240개의 카메라 중 21%는 AI CCTV(33대)와 열화상 카메라(18대)다. 이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관제센터에서 전용 솔루션으로 통합해서 분석하고 관리한다. 김학봉 동원로엑스 AI·로봇자동화 파트장은 “2021년 쿠팡의 이천 물류센터 화재 이후, 우리 물류센터에도 AI CCTV를 도입했다”라며 “3년간 써보니 효과가 좋다는 판단에 전국 물류센터와 항만 80곳에 모두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동원로엑스 백암물류센터에는 70여대의 전기 지게차가 물류를 나르고 있으며 곳곳에 전기 지게차 충전기가 70여대 설치돼 있었다. 충전기 위 쪽에는 에스원의 AI CCTV가 설치돼 있다. 박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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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경보기보다 빠른 카메라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물건이 많은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물류센터가 밀집한 경기도에서는 202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물류센터 화재 27건으로 사상자 10여명이 발생했고 5500억원대의 재산상 피해가 일어났다.
층고가 높은 대형 물류센터에선 15m 높이의 천장에 설치된 화재경보기만으론 바닥에서 일어나는 작은 불꽃이나 연기를 빠르게 감지하기 어렵다. 김용식 백암물류센터장은 “바닥에서 3m 높이에 AI CCTV나 열화상 카메라들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화재경보가 울리기 전 작은 변화를 빨리 캐치해 화재로 갈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동원로엑스 백암물류센터. 열화상 인식 기능이 있는 CCTV가 물체의 온도가 과열되는 걸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이날 실험을 위해 감지 온도를 40도로 설정하니 지게차의 표시등 온도를 과열됐다고 인식해 경고음이 울렸다. 박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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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중에서도 화재 상황을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한 AI CCTV는 불꽃이나 연기 등 화재 초기 상황을 정확히 감지하고, 실내 온도가 급격히 과열되는 상황도 빠르게 인식한다. 평소와 다른 이상이 생기면 현장과 관제센터에 동시에 경보음이 울리며, 담당자 스마트폰에도 알림이 간다. 실제로 올해 초엔 AI CCTV가 보낸 이상 신호를 계기로 일부 전기지게차 충전기의 충전 규격이 다르다는 점을 사전에 파악했다. 김 파트장은 “화재 예방 시설의 효용성을 인정받아 최근 물류업계 화재 보험료가 50%가량 올랐지만 우리 회사는 보험료를 2억원쯤 절감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요청하면 에스원 측이 해당 알고리즘을 연구해 추가해 주기도 한다. 방화 셔터가 내려오는 공간에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화재가 나도 셔터로 불길을 차단할 수 없어 위험하다. 동원로엑스가 ‘셔터 공간에 물건이 일정 시간 이상 적재돼 있으면 경고음이 울리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에스원이 이 기능을 연구해 알고리즘에 추가로 반영했다.
지난 13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동원로엑스 백암물류센터에는 에스원의 AI CCTV를 통해 화재위험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사진은 AI CCTV가 방화셔터 내려오는 곳에 물건이 적재된 것을 잡아내는 모습. 박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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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똑똑해지는 CCTV
최근 보안 업계에서는 AI CCTV를 통해 산업 현장의 다양한 안전사고 위험을 잡아내려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안전모 미착용, 작업자의 쓰러짐이나 배회, 외부자의 침입 등 위험 상황을 AI CCTV가 24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생성AI와 접목해 ‘안전복 입지 않은 키 180cm 남성을 영상에서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AI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CCTV 시장은 올해 135억9000만달러(약 18조1800억원)에서 2032년 617억3000만달러(약 82조5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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