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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인터뷰] 김선호 “‘폭군’ 내면 연기, 실패할까봐 두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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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췌하려고 7kg 감량, 잡티·수염도 그렸죠”
“‘박훈정 세계관’에 ‘귀공자’는 없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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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가 ‘귀공자’에 이어 ‘폭군’으로 다시 한번 ‘박훈정 월드’에 합류했다.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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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까봐 두려웠어요. (선도 악도 없는) 내면에 오롯이 집중하는 연기, 사람들의 평가도요. 그렇다고 배우로서 멈춰있을 순 없잖아요.”

배우 김선호(38)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디즈니+ ‘폭군’ 공개 소감을 묻자 “이제야 완전하게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는 “대본 보면 대사나 인물에 대한 계획이 자연스레 그려지기 마련인데 ‘폭군’은 좀 달랐다. 확실한 건 내면에 치중해야겠다는 거였는데 그게 어렵지 않나. 솔직히 말해서 배우로서 겁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 외부로 표출하는데 더 치중한 캐릭터들을 해 와서 그런지 ‘내면적으로 스스로 갈무리하는 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지? 어떻게 도전하고 캐릭터로 서야 그렇게 보이지?’ 어렵더라. 나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멈춰있을 순 없지 않나. 다행히도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계셔서 도움을 받았다.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한 작품에서 어울렸다는 것에 가장 자부심을 느껴요. 안 해 본 연기에도 도전하고...무사히 완주한 것에도요. 다행히 시창자분들의 평이 좋고, 순위도 잘 나오고 있어 부담감을 좀 내려놓았어요. 아우, 행복합니다. 정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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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으로 찾아온 김선호.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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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를 성공시킨 박훈정 감독의 첫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물이다.

“(작품도 나도) 어떻게 나왔을지 정말 궁금했다”는 그는 “우리끼린 그저 행복했지만, 보시는 분들은 또 어떨지 공개일이 다가올수록 걱정도 되더라. 막상 공개되고 나니 어떤 평가를 받을지 내심 무서워 선뜻 찾아보지도 못하다가 요즘엔 매일 매일 찾아보고 있다”며 기뻐했다.

김선호는 극 중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의’를 위해 폭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일 수 있는 최연소 우두머리 최국장으로 분했다. 온갖 협박·무력으로 ‘폭군 프로젝트’를 갈취하려는 미국 측에 “왜 우리만 다 안되냐?”라고 직격탄을 날리는 장면은 진정 압권이다.

김선호는 “‘왜 우리만 다 안되냐’라는 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더라. 실제로도 굉장히 공들이고 중요했던, ‘최국장’을 관통하는 대사”라며 “사전 고민을 많이 해서 간 장면이고 실제론 두 세 테이크 정도 갔다. 아무래도 이 인물이 완전히 납득되려면 그의 생각, 양면성 등이 쌓이고 쌓여서 이 대사가 자연스럽게 꽂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신 것 같아 다행”이라며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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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멈추지 않는 김선호. 사진 I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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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과는 ‘귀공자’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귀공자’에선 정체불명의 킬러 귀공자를 맡아 다채로운 색깔과 압도적인 액션을 펼쳤던 바, 이번에는 전혀 다른 결의 서늘하고도 날렵한 카리스마로 또 한 번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뽐낸다.

“겁이 날 때마다, 이해가 안 될 때마다 선배들, 감독님과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김)강우 형에게 특히 연기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고, 멘탈 부분에서도 크게 의지했어요. 차승원 선배 역시 존재 자체로 자극이 되고 버팀목이었죠. 에너지가 다들 엄청난 분들이다 보니 제가 덩달아 살아날 수 있었어요.”

극한에 몰린 상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체중도 6~7kg 정도 감량했단다. 김선호는 “최국장의 대본 지문에 ‘초췌하다’ ‘피곤해 보인다’가 항상 명시돼 있어 체중 감량도 했다. 고통을 감내하며 모든 걸 응축한 채 살벌한 아우라를 풍겨야 했다. 일부러 잡티를 만들고 다크서클도 그렸다. 진짜 피곤해보이는 날엔 메이크업을 (얼굴 일부에) 안 했다. 수염을 찍기도 하고, 메이크업을 따로 안 한 것 같다”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박훈정 감독의 세 번째 마녀, 신예 조윤수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촬영 내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집중력 몰입도 열정 집념, 모든 게 굉장했다. 쉽게 말을 걸기가 미안할 정도로 이 악물고 노력하더라”라며 “앞으로 더 엄청난 배우가 될거란 확신이 든다. 실제 모습이랑 정말 다른 캐릭터인데 그 간극을 이겨내고 멋지게 해내더라. 몇 마디 말로 응원하는 게 다였지만 속으로는 진심으로 감탄했고, 감동받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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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엔딩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당연히 알고 임했고, 완벽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얘가 왜 이럴까’보다는 ‘잃을 게 없다’는 것으로 납득이 갔다. 오히려 틀을 깨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그걸 위해서 최국장이 애쓰는 것이고, 잃을 게 없겠더라. 잘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최국장이 마지막까지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모습으로 오히려 최국장을 기억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시즌2에서는 과거 회상이나 한 장면 정도는 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고는 “‘마녀’와는 다른 이야기다. 다만 종족이 여러 개가 있고, 이번엔 또 다른 종족에 대한 연구라고 하셨다. 그런 면에서 세계관이 연결된 것 같다. 결국엔 모든 게 다 연결돼서 ‘마블’처럼 되냐니까, ‘훈정 세계관’이라더라”라고 귀띔했다.

“아쉽게도 ‘귀공자’는 ‘훈정 세계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서운하긴 했는데, 그게 또 아름다운 결말이라 생각해요. 하하!”

끝으로 무대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김선호는 “알았던 것도 자꾸 까먹는다. 기초를 다지는데 게을러지지 않도록 무대는 절대 놓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연극하는 동료들과의 시간, 무대가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 타고난 재능이 없고, ‘못한다’는 질책도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발전에 대한 강박이 크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큰 편”이라고 했다. 더불어 “어떻게든 실력을 쌓고 싶고, 그 방법을 알고 싶고, 기본을 잃고 싶지 않다. 그래서 무대와 항상 함꼐 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덧붙였다.

‘폭군’은 지난 14일 디즈니+(플러스)에서 전편(4부) 공개됐다. 이후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3일 연속 한국 디즈니+ 콘텐츠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홍콩 디즈니+ TV 쇼 부문 3일 연속 1위를 비롯해 싱가포르 2위, 대만 2위, 일본 5위 등 3일 연속 5개국 톱5를 기록,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며 놀라운 글로벌 화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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