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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로봇이 온다

정찰하고 지뢰도 막아줘…중국산 '로봇 개' 투입한 우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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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드론이 못가는 통로 진입 가능

"작전 효율성 높이고 사기도 올려줘"

2년 넘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로봇 개'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로봇 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염가 제품이지만, 각종 센서와 위장 덮개를 달아 정찰 병력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 로봇 개를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지뢰 탐지, 정찰, 무기 및 탄약 운반 등에 로봇 개를 활용하고 있다.

이 로봇 개는 '배드 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웅크리기, 달리기 등 실제 개와 유사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2시간 작동 가능한 전지와 열화상 카메라, 각종 센서를 탑재했으며, 혹시나 적의 손에 넘어갔을 경우 모든 저장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 기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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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개는 중국 '유니트리'에서 개발한 고투프로(Go2Pro) 로봇 개로 확인됐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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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로봇 개는 최근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물자 중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매체 '빌트'지는 앞서 로봇 개 약 30마리가 우크라이나로 공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로봇 개를 공급한 업체는 영국의 안보 기업 '드론 얼라이언스'인데, 이 회사는 전장, 해양 등 여러 위험 환경에서 활약할 수 있는 드론 솔루션을 디자인해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다만 로봇 개 자체는 중국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체 '포브스'는 해당 로봇 개가 중국 '유니트리'의 '고투프로(Go2 Pro)' 제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당 가격은 3500달러이며, 무게는 30파운드다. 다리를 접어 쉽게 운반하거나 휴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으로 원래는 취미용 제품에 가깝다. 우크라이나군이 쓰고 있는 고투프로는 다양한 군사용 센서와 위장막으로 개조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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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막으로 몸을 덮은 정찰병과 로봇 개가 움직이는 모습. [이미지출처=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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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대신 로봇 개를 애용하는 이유는 뭘까. 포브스는 "로봇 개는 비행 드론이 진입하지 못하는 통로도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의 창문이나 참호 통로 등 비좁은 공간을 따라 비행하는 기능을 갖춘 드론은 극히 드물지만, 로봇 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로봇 개는 집 등 구조물이 많은 시가전 환경에서 유용하다.

또 다른 장점은 '지뢰 제거'다. 드론은 땅 밑에 묻힌 지뢰나 부비트랩 위를 지나갈 뿐이지만, 로봇 개는 지뢰를 작동할 수 있다. 로봇 개는 지뢰 폭발에 파손되더라도 쉽게 대체하거나 수리할 수 있다. 군인 한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로봇 개 한 마리쯤은 언제든 희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브릿 얼라이언스의 카일 소번 대표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전선에서 적의 드론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 증가에 우려를 나타냈다"며 "고위험 지역에서 정찰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논의했고, 그 결과인 로봇 개는 작전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군대의 사기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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