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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단독] 부산역 아수라장 현장…KTX 궤도 이탈로 ‘찜통역’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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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8일 오후 케이티엑스(KTX) 열차 궤도 이탈 사고로 열차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부산역 대합실에 승객들이 가득 차 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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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무슨 재난영화 같네.”



“지금 운전해서 가도 3시간 반이면 도착하는데, 여기서 1시간 반을 기다리고 있네.”



18일 저녁 8시. 케이티엑스(KTX) 열차 궤도 이탈 사고로 열차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부산역에는 열차를 기다리다 지친 승객들의 한숨 소리가 커져만 갔다.



부산역 2층 대합실에는 이날 저녁 7시께부터 열차를 타지 못한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승객들은 전광판을 멍하니 바라보며 열차 출발이 재개된다는 안내만을 눈이 빠져라 기다렸다. 그러나 ‘지연’이라는 안내 문구만 떠 있을 뿐, 승객들은 대합실을 떠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철도공사 직원들은 화이트보드를 들고, 운행이 중지된 열차, 지연 출발하는 열차 등을 안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확성기를 동원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인파 소리와 방송 소리가 겹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두 손에 여행가방을 잔뜩 든 외국인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전광판만 바라봤다. 안내하는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려 가까이 다가갔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돌아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엄청난 인파 때문에 대합실은 온도와 습도가 오르면서 마치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더위를 피해 그나마 에어컨이 가동되는 대합실 주변 음식점 등 점포마다 빈자리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친구들끼리 여행 온 20대들은 “최소 1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더 몰리기 전에 밖으로 나가서 대책을 논의해봐야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서울역에서도 서울발 부산행 열차가 줄줄이 연착되면서 이날 저녁 7시 기준 코레일 앱에는 최장 103분까지 지연 예상 시간이 안내됐다. 이동량이 많은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사고가 겹치자 승객들은 사무실을 찾아 열차 출발 시각을 문의하거나, 연착에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주말을 맞아 서울역을 찾았다가 직장이 있는 세종시로 이동하기 위해 저녁 6시24분 열차를 예매했던 30대 박아무개씨는 “꼬박 1시간 동안 열차 안에 감금돼 있었다. 언제 출발할지 알 수가 없어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케이티엑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대체 교통편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코레일 쪽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8분께 경부고속선 서울발 부산행 케이티엑스 열차가 동대구역에서 신경주역을 향하던 중 대구 수성구 고모역 부근에서 운행 이상으로 정차했다. 코레일 쪽은 바퀴 1개가 궤도를 이탈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상·하행선 모두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으며 경부선 대부분의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붐볐다.



코레일 쪽은 “언제 복구가 완료될지 알 수 없다. 열차를 선로에 정상적으로 올린 뒤 기지에 입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열차 지연을 알리는 부산역 전광판.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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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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