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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요즘 '김호중 팬덤' 뭐하나 보니...의원들 쫓아가 "오빠 이름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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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방지법' 발의한 의원들 SNS 찾아가 테러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도 쑥대밭

김호중 구속 10월 연장...19일 2차 공판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지난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와 ‘술타기’(음주운전 이후 추가로 술을 마셔 수사에 혼선을 주는 수법)를 해 논란이 된 가수 김호중(33)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수사의 허점을 보완하는 입법에 나선 여야 의원들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일부 김씨 팬들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나 의원 블로그에 대대적으로 법안 반대나 철회를 압박하는 ‘댓글’을 달고 나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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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검찰은 김호중을 구속기소 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음주 운전 혐의는 제외됐다.

김 씨가 사고 후 도피해 17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을 했고, 사고 당일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 검찰은 판단한 것이다.

이후 ‘김호중 방지법’이라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7월24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호중 사건의 재발을 막고 음주 운전으로 3차례 이상 적발 시 운전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18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블로그에는 1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박 의원이 블로그에 이 개정안을 ‘김호중 방지법’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도 마찬가지다. 박 의원 법안에는 6100개가 넘는 반대 의견이 달린 상태다. 비슷한 법안을 발의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안에는 3200개 이상, 신영대 민주당 의원 법안에는 1300여 개의 반대 의견이 적혔다. 다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한 자릿수 의견만이 달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대체로 “가수의 실명 사용을 반대한다”, “가수 이름 내려라”, “젊은 사람이 한번 실수했다고 평생 꼬리표를 붙여야 하나”, “개인 이름으로 법을 발의하면 명예훼손 아니냐”, “자녀가 그랬대도 이 시점에 이렇게 하겠느냐”, “강행한다면 낙선 운동 추진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공식적인 법안명 대신 대중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민식이법’도 교통사고 피해자 어린이의 이름을 따와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일컫는다. ‘윤창호법’ 역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기준이 강화된 도로교통법을 지칭한다. 여야 의원들이 이번에 발의한 도로교통법도 정식법안명보다 개정 필요성을 꼬집기 위해 ‘김호중 방지법’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구속기간은 10월까지로 연장됐다. 사실상 1심 판결을 하기 전 석방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소송법상 1심 단계에서 2개월씩 최대 6개월간 미결수 피고인을 구금할 수 있다. 김씨의 최대 구금기간은 오는 12월까지다. 김씨의 2차 공판은 오는 19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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