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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세계 명문 오케스트라 악장 4명, 서울서 한 무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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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30주년 세종솔로이스츠, 제7회 힉엣눙크! 페스티벌’(8월16일∼9월2일) 무대 올라

뉴욕필 프랭크 황, 메트 데이비드 챈, 함부르크필 대니얼 조, 몬트리올심포니 앤드류 완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 악장 4명이 한국에서 한 무대에 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미국 뉴욕 필하모닉 프랭크 황(45),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 데이비드 챈(51), 독일 함부르크 필하모닉 대니얼 조(31), 캐나다 몬트리올 심포니 앤드루 완(41)이다. 악단에서 지휘자와 단원 간 가교 역할을 하며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완성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이들 악장이 함께 연주하는 건 드문 일이다. 창단 30돌을 맞은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 덕분이다.

네 사람은 지난 16일 개막해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제7회 힉엣눙크!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라틴어로 ‘여기 그리고 지금’이란 뜻의 힉엣눙크는 세종솔로이스츠가 세계 예술계 최신 경향을 반영해 예술가 창작 활동과 관객 참여를 끌어내자는 취지로 만든 클래식 음악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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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힉엣눙크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다니엘 조(왼쪽부터)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 데이비드 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악장, 프랭크 황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세종솔로이스츠 단원 출신인 프랭크 황 등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네 명의 콘서트마스터스(악장들)’이란 이름으로 공연한다. 먼저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작곡가 토드 마코버의 신작 ‘플로우 심포니’를 세계 초연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험적 작품이다. 이어 샌디에고 주립대 교수인 현대음악 작곡가 김택수의 ‘네 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 위드(with)/아웃(out)’을 아시아 초연한다.

프랭크 황과 데이비드 챈, 대니얼 조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랭크 황은 “한국에 40∼50번 온 것 같다. 아내가 한국계여서 한국이 문화적으로 친밀하고 집처럼 편안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챈도 “아내가 한국인이라 한국이 친근하다. 메트 공연을 포함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한국에 왔다”면서 “집에서 아이들도 한국어로 말해 한국이 제2의 고향 같다”며 웃었다. 부모가 한국인인 대니얼 조는 유창한 우리말로 “세살부터 초등학교까지 한국에서 자랐다”고 했다.

이들은 세종솔로이스츠의 강점과 음악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 악단은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과 예일대에서 많은 제자를 길러낸 바이올리니스트 강효(79) 교수가 1994년 한국과 미국 등 8개국 출신 연주자를 모아 만들었다. 그동안 전 세계 120여개 도시에서 700회 넘는 공연을 했고, 명문 오케스트라 등에서 주축으로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배출했다.

프랭크 황은 “세종솔로이츠는 각자 의견을 조율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며 “이 같은 민주적 방식의 리허설이 뉴욕필 악장으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챈도 “눈부신 기교와 앙상블, 사운드를 추구하는 곳”이라며 “그 가치를 30년 동안 바꾸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세종솔로이스츠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대니얼 조는 “오랜만에 봐도 며칠 전에 본 것처럼 친근한 음악적 가족”이라며 소중한 악단임을 강조했다.

개인 일정으로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앤드루 완은 “세종솔로이스츠 멤버가 된 것은 무한한 영광이었고, 덕분에 훌륭한 친구들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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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챈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공연에선 지휘자로 나서 소프라노 황수미와 ‘피가로의 결혼’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이어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아시아 초연한다. 세계 최고 현악 4중주단으로 꼽히는 타카치 콰르텟 일원인 용재 오닐도 세종솔로이스츠에서 7년 동안 활동한 바 있다. ‘용기’와 ‘재능’ 앞 글짜를 따 용재 이름을 지어준 이가 강효 교수다.

강 교수 부인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강효 선생님이 창단할 때 탁월한 젊은 연주자를 모아 세종 이름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 연주를 해보자, 젊은 연주자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자는 목표가 있었다”며 “자신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단원들 말을 듣고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 콘서트(8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폴 황 리사이틀(8월 30일), 이해수 비올라 리사이틀(8월 31일) 등 이번 축제 프로그램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예술의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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