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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中 애국소비'에 삼성전기 '방긋'… 상반기 중국 매출 2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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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부진에 삼성전기 중화권 고객사 '반사이익'

아주경제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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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3년 만에 상반기 중국 매출 2조원대를 회복했다. 중국의 '애국 소비' 여파로 애플이 주춤하면서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세트업체들의 영향력이 늘어난 여파로 해석된다.

17일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은 2조1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4697억원) 대비 37.4% 증가한 수치로, 삼성전기의 상반기 중국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2021년(2조1424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기의 중국 매출은 미국의 제재로 힘을 잃은 화웨이의 공백을 삼성전기 고객사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중화권 세트업체들이 흡수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의 2021년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4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소비 심리가 둔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전략 시장으로 중국을 점찍은 이후 로컬업체들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으면서 삼성전기의 중국 매출도 2022년 3조177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듬해도 3조393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기의 중국 매출은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애플에는 공급하지 않고 있다.

내수 중심인 중국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회복된 것은 중국 정부의 '애국 소비'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보복 차원에서 '애국 소비'를 부추기며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의 중국 점유율은 빠르게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분기 중국 본토 출하량 970만대를 기록, 전년 동기(1040만대) 대비 6.7%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로, 한때 중국 내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점유율 순위도 6위까지 내려앉았다.

'애플 부진' 효과로 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광학통신솔루션부문 매출은 2조93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사실상 중국 매출 증가 금액(5498억원)이 광학통신솔루션부문의 성장(5187억원)을 견인한 셈이다.

광학통신솔루션부문의 생산량도 늘었다. 올 상반기 삼성전기의 카메라·통신모듈은 5900만개로, 전년(5200만개) 대비 13.5% 늘었다. 평균가동률은 66%에서 75%로 9%포인트(p) 상승했다. 삼성전기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카메라모듈 시장점유율도 12%에서 13%로 소폭 개선됐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전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7%(9621억원) 증가한 5조204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전기는 3분기에도 주요 거래선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초슬림 카메라모듈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고화소, 슬림, 초접사 등 기술 차별화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전장용 카메라모듈도 사계절 전천후 제품의 연내 양산 준비를 마치고, 자율주행 플랫폼 업체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주경제=이성진 기자 lee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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